[비즈니스 동의보감](42) 당신의 체질(體質) 때문에?

 요즘 세간에 체질과 관련된 내용이 널리 퍼지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됐다. 심지어는 각종 잡지에서도 심심풀이 비슷하게 체질 분류와 가릴 음식 등을 다루기도 한다.

 1년 전쯤 내원한 A씨는 스스로 체질을 판단해서 몇 년 동안 음식을 가려 먹고 있었다. 자신이 체질 관련 책을 여러 권 보았는데 의심의 여지 없이 체질 구분이 돼서 음식을 가려 먹고 있다고 했다. 자신은 열이 많은 체질이라서 찬 것을 즐겨 먹는다고 했다. 그런데 아무리 찬 것을 먹고 음식을 가려 먹어도 열감은 몇 년째 계속되고 몸은 피곤하며 잠을 깊이 못 자고 가슴이 답답하다고 했다. 피부에는 붉은 발진이 생기고 심장이 자주 뛰고 어지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것이 모두 체질 특성상 그런 것 같다고 믿고 있었다.

 A씨의 표정과 증상, 맥을 보고 짚이는 바가 있어 더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모든 것의 시작은 몇 년 전 가까운 친구에게 당한 사기 사건이었다. 억울함과 배신감, 현실의 걱정으로 심폐(心肺)의 기운이 펼쳐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정기적인 상담과 한약, 침치료를 통해 갇혀 있는 심폐의 기운을 풀어서 내리고 안정시켰다. 갑갑함이 풀어지니 열이 날 이유가 없고 심장이 뛸 이유가 없었다. 모든 증상이 개선됐다.

 A씨의 경우, 이것이 과연 (스스로 믿은) 체질의 문제였을까.

 체질 분류법은 다양하다. 음양(陰陽)·사상(四象)·오행(五行)·육경(六經)·팔체질(八體質)·64체질 등 여러 가지다. 이런 체질 분류법을 여기서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것은 결국 사람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전문가인 한의사가 깊은 연구 뒤에 구사하는 체질 분류는 훌륭한 치료 체계가 될 수 있지만, 일반인이 수박 겉핥기식으로 판단하는 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체질이 궁금하다면 한의학의 전문가인 한의사에게 문의하는 것이 좋고, 무엇보다 체질과 상관없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돌아볼 수 있는 기본적인 마음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