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신년특집]발틱 3국- 년 6%성장 `흙 속의 진주`

 ‘인구 700만명, 전자시장 연평균 성장률 18%, 엄청난 소비성향.’

북유럽에 위치한 발틱3국(라트비아·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이 신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경제가 급부상하면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이 3국은 ‘유럽의 작은 선진국’이라고 할 만큼 연평균 7∼10% 수준의 높은 경제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향후 2∼3년 내에 평균 6% 수준의 경제성장률로 고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세계는 전망하고 있다.

◇흙 속의 진주=발틱3국은 흙 속에 묻혀 있는 진주와 같다. 발틱3국의 올해 전자시장은 18% 내외의 성장이 예상되며 올해 기준으로 가전·IT 등이 12억달러 정도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발틱3국 정부도 직접 나서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소득세 단일화 등 각종 개혁과 개발정책으로 성장의 노둣돌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3국은 2000년대 들어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부를 만끽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은 올해에는 약 8%대의 높은 성장과 국민소득 2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3국 중 에스토니아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 철폐정책에 힘입어 2006년 발표된 기업자유지 수 순위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폴란드와 인접국가인 리투아니아도 2004년 5월 EU에 가입하면서 경제성장률이 9%까지 치솟았다. 2006년 외국인 투자가 순유입 기준으로 약 600백만리타스(1달러는 2.86리타스)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650리타스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리투아니아가 투자의 요충지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유는 EU와 CIS를 잇는 전략적 위치에다 발트해와 육로 요충지에 있어 동서유럽과 남북유럽을 잇는 간선도로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국제통화기금(IMF)이 해외차입금 만기도래, 경상수지 적자, 외환보유액 급감 등의 이유를 들어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 것은 주목할 일이다.

◇삼성·LG에 푹 빠진 발틱3국=지난 1500년대 이후 다시 조성된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 도심에는 삼성과 LG의 광고가 많이 눈에 띈다. 국민 대부분이 한국은 몰라도 삼성과 LG는 알 정도다. 삼성전자는 99년 라트비아에 지점을 설립,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펼쳐왔다. 올해에는 성장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법인으로 전환해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라트비아 마컴협회 주관의 2007년 소비자 가전 부문에서 ‘베스트 브랜드’로 선정됐으며 기업PR협회 주관의 ‘올해의 기업PR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삼성은 라트비아 아이스하키 리그와 대표팀 후원 등 스포츠 마케팅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며 주요 유통망과의 협력 확대와 프리미엄 마케팅을 활성화해 발틱 시장에서의 최고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LG의 브랜도 이미지도 이에 못지않는다. 2006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아르누보 양식으로 유명한 라트비아 리가에 판매법인(LGELV)를 설립한 LG전자는 시장 중심가 전자매장에도 LG의 광고와 고급TV, 휴대폰을 전시하고 수요몰이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인근 폴란드 므와바와 브로츠와프에 위치한 LG전자 TV 공장이 유럽 전진 기지로 확고한 자리를 잡고 있어 발틱3국에서 최적의 평판 TV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다.

이규성 LG전자 발틱법인장은 “LCD TV,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기반으로 발틱3국의 IT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며 “전체 가전 시장 점유율 20%를 목표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석기자@전자신문, dskim@

“LG전자 LCD TV를 쓰고 있는데 선명한 화질에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삼성 휴대폰을 사기 위해 6개월치 용돈을 모았습니다”

라트비아 디지털기기 소비자는 한국산 IT제품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제품의 성능도 우수하지만 브랜드 신뢰도가 높기 때문이다. 삼성 휴대폰 가격이 60만원 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대학생은 저렴한 노키아 휴대폰을 택하기보다 삼성 애니콜을 고른다.

발트3국에서 한국 브랜드의 위상이 높다. 2006년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 삼성은 81.7%를 기록해 발트3국을 거실로 생각하는 노키아(73.8%), 필립스(67.2)보다 월등히 높았다. 길거리의 10명 중 8명은 한국은 몰라도 삼성은 알고 있다는 얘기다. 소비 성향이 높은 이들 발틱3국 국민은 ‘부의 척도로 한국제품을 선호한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지난 99년 라트비아에 지점을 설립한 삼성전자는 그동안 이 지역에서 프리미엄 마케팅을 강화해 프리미엄 매출 비중이 50% 이상을 넘어섰고 시장점유율 1위 제품도 LCD TV, PDP TV, 세탁기, 모니터 5개로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평판TV 부문에서 시장 1위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고 휴대폰, AV 등 일류화 제품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LG전자의 세탁기 냉장고 휴대폰 등 가전제품도 그 인기가 만만치 않다. LG전자는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샤인폰’ 열풍을 이번 ‘프라다폰’으로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이규성 LG전자 발틱법인장은 “발틱3국은 우수한 인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어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허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며 “브랜드와 제품의 신뢰를 기반으로 발틱3국에서 LG전자의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