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중 문화예술 지원인 ‘메세나’가 대기업을 넘어 중견·중소기업까지 확산됐다. 문화예술 활동 지원에 대한 사회적 필요성 증대와 ISO26000 도입 등의 주요인으로 앞으로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대기업 전유물은 아니다=수도권 최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씨앤앰(대표 오규석 www.cnm.co.kr)은 지난해 7월 시각장애 음악인으로 구성된 ‘하트체임버 오케스트라’의 창단연주회를 열었다. 이 오케스트라는 음악적 재능에도 불구하고 소외를 겪는 시각장애 음악인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씨앤앰의 후원을 받아 창단됐다. 씨앤앰은 앞으로도 연주기회 제공 및 비용 지원 등 후원 할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인터넷회선 서비스 업체 케이알라인(대표 한주식 www.krline.net)은 지난 2002년 6월 설립한 케이알문화예술재단으로 유명하다. 이 단체는 문화예술계 인사와 케이알라인이 공동으로 설립한 중소기업 최초의 문화예술재단이다. 케이알라인 직원들은 재단과 지원 관계를 맺은 극단 공연을 가족과 함께 단체로 관람하며 재단은 매년 일정액을 연극과 현대무용 단체에 지원한다.
◇사회공헌도 기업 평가 항목=대기업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메세나 활동이 중견·중소기업으로 확산되는 것은 기업 평가에 사회공헌 활동이 미치는 영향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국제표준화기구(ISO)는 당장 2008년부터 ISO26000을 도입한다. ISO26000의 핵심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으로 사회적 책무를 다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구분이다. ISO26000은 해외 진출 시 새로운 무역장벽이 될 가능성마저 있어 중소기업도 그 기준(CSR)을 외면할 수 없다.
이미지 향상을 통한 부가가치 획득도 메세나 기업이 내심 바라는 것 중 하나. 원칙적으로 메세나는 반대급부를 가정하지 않는 후원 활동이지만 ‘문화를 사랑하고 후원하는 기업’ 이미지가 투자 유치 및 매출 상승 등의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게 마련이다. 한국메세나협의회 관계자는 “메세나 등 문화 마케팅이 사회공헌에서 경영전략으로까지 발전했다”고 말했다.
◇지속 확산 전망=메세나 활동은 규모면에서 이미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메세나협의회에 따르면 기업 메세나 활동 규모는 지난 1999년 1361억원에서 2006년 1840억원으로 약 500억원 증가했다. 또 최근 메세나협의회가 국내 한 언론사와 공동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 메세나에 참여 중인 기업 가운데 90% 이상이 올 관련 예산을 작년보다 늘리거나 작년 예산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응답했다.
한쪽에선 양적인 성장보다 ‘투명한 메세나’ 문화 확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2007년 하반기 공연계를 잠시 얼어붙게 했던 ‘신정아 사건’은 아직 기업의 메세나 활동에 투명성을 높일 필요성이 있다는 방증이다. 한 공연예술계 관계자는 “과거 메세나는 예술단체와 기업 간 관계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신정아 사건 이후 이를 반성하자는 인식이 확산됐다”라고 말했다.
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