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에 바란다 `2008년 경기전망`

 본지는 지난해 12월 3일부터 17일까지 2주일간 정보기술(IT) 분야 최고경영자를 대상으로 ‘IT CEO들이 요구하는 차기 정부의 정책 과제와 2008년도 경기 전망’에 대해서 조사했다. 조사 대상은 지난해 IT 분야의 CEO급 460명이다. 이번 조사는 전자신문의 연구팀인 ETRC와 조사전문 업체인 엠브레인리서치의 도움을 받아 진행됐다.

IT 분야 CEO들을 모집단으로 삼고 통계적 기법으로 조사를 하고자 했지만, 설문 응답자를 추출할 수 있는 표본이 존재하지 않았다. 따라서 본지는 창간 25주년 본지의 ‘IT 파워엘리트’ 550명 중 자리 이동과 신분의 변화가 있던 인사를 제외한 460명을 추출해 전수 조사를 했다. 본지가 표집틀로 선정한 550명은 지난 8월, 본지 기자들의 1차 추천으로 뽑힌 인물과 15년차 이상의 차부장급 기자들이 회의를 통해 선정된 인물이다. 과학적으로 완벽하게 IT 분야의 CEO를 대표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현실적으로 IT 분야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CEO들을 망라했다.

조사 기간은 연말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지난해 12월 3일부터 시작해 17대 대통령 선거 이전인 17일 끝냈다. 대통령 선거 변수를 배제하기 위해 18일 이후 들어온 7개의 설문은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번 조사의 응답자는 모두 124명으로 응답률은 27% 정도다. 이번 조사는 본지 연구기관인 ETRC와 조사전문 업체인 엠브레인리서치의 도움을 받았다. 편집자주



IT CEO들은 올해 한해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이어져 온 국제 경기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내리막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희망이 있다면 새로운 5년이 시작된다는 점이다. 정권이 바뀐다고 사업이 한번에 흥하지는 않겠지만, 심기일전 하자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서인지 새 정부에 대해 요구하는 것도 많다. 본지는 설문 조사를 IT CEO들이 이 같은 생각을 스케치했다. 올 한해 심리적으로는 다소 불안하지만, 새롭게 도전해 설계하겠다는 포부를 엿볼 수 있다.

 

 국내 경기 ‘먹구름’=IT CEO들은 올해 국내 경기가 지난해에 비해 안 좋아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특히 본지 설문에 응답한 IT CEO의 44.2%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3%대로 예상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 4.8%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 한국은행과 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발표한 예상치인 4.7%와 5.0%와도 많은 차이를 보였다. 4%대의 성장률을 예상한 IT CEO도 39.2%였다.

 심지어 8.3%는 2%의 성장에 그칠 것으로 답해 CEO가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지수는 경제전문가들의 과학적인 분석과는 달리 ‘혹한기’에 들어설 것으로 보는 것이다. 5% 이상 성장의 긍정적인 답변은 6.7%에 불과해, IT CEO들의 올 한해를 매우 불안하게 보고 있었다. <그래프1 참조>

 키움증권 김성인 상무는 “전반적으로 안좋은 상황이 지속된데다 지난해말 반도체 가격의 하락으로 IT 분야의 CEO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더 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IT경기는 ‘구름’=IT 경기는 전반적인 국내 경기와 맥을 같이하는 가운데, 다소 좋아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내년도 경기와 비교해 볼 때 IT 경기가 더 좋을 것으로 보는 의견은 33.6% 정도로 나타났으며, 57.4%는 전체 경기와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그래프 2 참조>

 IT 경기만을 놓고 지난해와 비교할 때 46% 가량은 조금 좋아질 것, 3.2%는 크게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해 긍정적인 답이 50%에 육박했다. IT CEO들은 차가운 국내 경기 속에서도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실력을 발휘,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특히 소프트웨어·시스템통합 분야와 통신·인터넷 분야의 CEO 절반 이상이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해 타 IT 분야와 대비를 이뤘다.

 송종호 대우증권 IT팀장은 “IT CEO들은 현재 상황이 안좋기 때문에 다소 보수적으로 전망한 측면이 크다”며 “올해 IT 분야는 대체적으로 상반기 연착륙 과정을 거친 뒤, 하반기에는 양호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유망한 IT 분야는 ‘통신·인터넷’=IT CEO들은 통신·인터넷 서비스 분야가 가장 유망할 것(20.5%)으로 내다봤다. 이어 콘텐츠가 16.5%, 방송 및 미디어가 15.6%로 전체적으로 50% 이상이 새로운 컨버전스 서비스에 대해서 높은 기대감을 보였다. 참여정부 말기에 IPTV 서비스에 대한 윤곽이 어느 정도 나온데다, 향후 이 분야를 중심으로 IT 관련 정책이 집행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그래프 3 참조>

 컨버전스형 신규 서비스가 급속도로 확장될 경우 통신장비와 단말기 등도 특수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유망한 분야(11.0%)로 예상됐다. 게임·소프트웨어·산업전자기기·컴퓨터 및 주변기기·가전 기기 등은 5% 미만의 지지를 받는데 그쳤다. <그래프 4참조>

온라인마케팅 업체인 인터랙티비의 문성운 대표는 “지난해 시장 상황이 좋지는 않았음에도 성과를 거둔 것 처럼 올해도 다들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

◆그래프 1: IT CEO들이 예상하는 올해 경제성장률

1%대 1.7%

2%대 8.3%

3%대 44.2%

4%대 39.2%

5%대 4.2%

6%대 1.7%

7%대 0%

8%대 0%

9%대 0.8%

10% 이상 0%

(n=120)



◆그래프 2: IT경기와 국내 경기와 비교

전체 경기보다 나쁠 것 9.0%

전체 경기와 비슷 57.4%

전체 경기보다 좋을 것 33.6%

(n=122)

◆그래프 3: 내년도 IT분야 경기 전망

크게 나빠질 것 1.6%

조금 나빠질 것 12.1%

비슷할 것 37.1%

조금 나아질 것 46.0%

크게 나아질 것 3.2%

(n=124)

◆그래프 4: 올해 IT 유망 분야

통신·인터넷서비스 20.5%

콘텐츠 16.7%

방송·미디어 15.6%

통신장비·단말기 11.0%

컨설팅 및 시스템통합 등 서비스 7.6%

에너지 6.8%

반도체·일반부품 6.5%

게임 4.2%

바이오산업 3.8%

소프트웨어 개발 3.4%

기타 1.5%

산업전자기기 1.1%

컴퓨터 및 주변기기 0.8%

가전기기 0.4%

(n=124)

◆ CEO들의 IT 경기 전망: 2008년 vs 2007년

 IT CEO들이 예상한 올해 IT 경기 전망은 지난 2006년말 예상한 2007년 전망에 비해 낙관적이다. 개선될 것으로 보는 의견은 많아진 반면,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크게 줄었다. 본지 2007년 1월1일자 1면·10면 참조

 본지가 지난 2006년 12월 IT CEO 1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7년 경기 전망’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4명 중 1명 이상이 악화된다는 의견(27.5%)를 보였지만, 2008년 전망에서는 같은 의견이 절반 정도인 13.7%에 그쳤다. 비슷할 것이라는 견해는 34.9%로 거의 비슷한 수준을 보였지만, 개선될 것이라는 의견은 2006년 조사 34.9%에서 49.2%로 뛰어올랐다. 2006년 조사에서 ‘개선’ 전망이 ‘악화’를 근소한 차이로 눌렀지만, 이번에는 큰 차이로 따돌렸다. IT CEO들이 전반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정권 교체, 베이징올림픽 등을 호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 그래프: IT CEO들의 2007년 경기 전망

매우 좋아진다 1.0%

좋아진다 33.9%

비슷하다 34.9%

나빠진다 25.7%

매우 나빠진다 1.5%

(n=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