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LCD 매출에서 올해도 대만에 근소한 차이로 앞섰지만 생산량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대만에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대만의 매출 격차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15억달러 안팎에 불과해 지난 2000년 이후 7년간 지켜온 한국의 LCD 최강국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30일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가 발표한 월별 대형 LCD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 11월까지 한국은 286억달러로 272억달러의 대만을 14억달러가량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면적기준 생산량에서는 대만이 2161만㎡으로 2117만㎡의 한국을 따돌리고 2년 연속 정상을 유지했다. 대만은 면적기준 생산량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한국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선 바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 집계가 끝나지 않은 12월 실적을 포함하더라도 이 같은 결과는 바뀌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LCD시장은 매출과 생산량 기준에 따라 정상이 바뀌는 혼전 양상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은 올해 삼성전자 8세대 가동으로 생산량 정상 탈환에 나섰으나 작년과 비슷한 50만㎡ 안팎으로 열세를 면치 못했다. 또 대만과 매출 격차도 지난 11월까지 14억달러로 작년 11억달러에서 불과 3억달러 확대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AUO·CMO 등 대만 주요업체가 올해 8세대 투자 등 차세대 투자는 연기했으나 작년 말 가동한 7세대 생산능력을 대대적으로 확충해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AUO와 CMO는 올해 11월 생산량이 지난 1월보다 각각 79%, 125% 급증했다. 한국은 8세대를 가동한 삼성전자가 같은 기간 77% 늘어났지만 LG필립스LCD는 증가율이 59%로 CMO보다 무려 66%포인트나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수연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한국 LCD산업은 삼성과 LG 2개 업체로 재편된 반면에 대만에는 AUO·CMO 외에도 CPT·한스타·이노룩스·프라임뷰 등 중견업체가 많아 LCD 경기가 좋아지면 훨씬 많은 설비투자가 가능해 앞으로 생산량뿐만 아니라 매출에서도 대만이 추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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