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적 차원서 큰 그림 그려라"

"대승적 차원서 큰 그림 그려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1일 인수위에 참여한 정부부처 공무원들에게 “자기가 소속된 부처의 이해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정책에 반영시키려고 나왔다면 그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처 이기주의를 경계하고, 정부조직개편에서 대승적 차원의 큰 그림을 그리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부처이기주의 버려랴=이 당선자는 이날 오전 11시 삼청동 인수위 강당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여기에는 의회에서 나온 분, 당에서 온 분, 학계, 각 부처에서 나온 분도 있다”면서 “어느 소속이 돼서 이 자리에 왔던, 과거 어떤 경력이 있던, 이 자리 함께 한 분들은 나보다는 소속 부서, 부서보다는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수위 관계자는 인수위 내에 현 정권 창출에 공헌한 한나라당 당직자, 학계, 안국포럼, 서울시청 위원은 물론 현 정부에서 주요 경제 정책을 담당한 사람들 사이에서의 마찰을 경계한 것으로 풀이했다. 그는 또 역대 인수위에서 일부 공무원들이 부처이기주의에 빠져 정보를 유출하거나 로비를 벌였던 관행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메시지로도 이해했다.

이 당선자는 이어 “옛날에는 안을 만들어 놓으면 해당 부처는 뒤에서 안되도록 다른 로비를 했다”며 “내가 인수위에 들어왔으니 끝나고 나면 어떨까하는 소아병적이고 이기적인 발상을 갖고 있으면 큰 일을 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당선자는 “자기가 소속한 일에 얽매이면 5년 전, 10년 전 인수위와 똑같다. 자기 부처 이익을 갖고 잘 되지 않으면 돌아가서 불이익 당할까, 내가 하다 잘 안 되면 언론에 흘려서 기사 나오게 만들고 이런 식 사고를 버려라”고 일침을 가했다.

◇문서에 혼을 담아라=이 당선자는 조직개편과 관련해 “일본이 최근 대장성을 없애는 조직개편을 하는 등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10년간 준비를 해 나타났고, 중국은 ‘얼마 있지 않으면 미국보다 강한 나라가 될 것’이라는 희망이 있는 것 같다”며 동북아를 둘러싼 국제 정세를 분석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허구한 날 ‘샌드위치가 됐다’고 하는데 지금부터 제대로 하면 10년 안에 세계 7대 강국이 될 수 있다”고 신년 메시지를 전했다.

이 당선자는 현재 인수위에서 준비중인 일류국가 비전과 관련해 “우리가 부분적으로는 정말 대단한 선진국 수준에 가 있지만 어떤 분야는 수준이 떨어져 있다”면서, 인수위에 ‘어느 정도 기본 수준으로 맞춰야 선진국으로 간다’든지 하는 내용을 담은 ‘취약부문 보고서도 올려달라’고 요청했다.

이 당선자는 문서를 만드는 데 인수위위원들의 혼을 담아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여러분이 만드는 문서에는 혼이 들어가야 한다”며 “‘저 사람 인수위 다녀왔더니 사람 달라졌다’는 소리 들어야”할 정도로 열정을 기울이라고 당부했다. 또 “열사람 정도 모여도 여러분 만드는 안 다 만들 수 있다”면서 인수위원들은 “이 시간부터 생각을 바꾸고”, “서류에 여러분 정신이 들어가야 하고”, “몸소 실천할 수 있는 정신이 다 박혀야 한다”며 정신무장을 촉구했다.

이 당선자는 “여러분이 다 흩어지면(인수위가 해체되면) 그 안을 갖고 앞으로 5년 내가 국정을 살피는 데 (그 서류가) 매우 중요한 기초가 될 것”이라며 “중요한 안은 1월 안에 빨리 국회에 상정해서 의원들에게 설명할 것”이라며, 보고서 작성을 재촉했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