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미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면서 초반에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가 환딜러 및 애널리스트 4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유로에 대한 달러 환율은 오는 3월말 1.45(중간치 기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로에 대한 달러 가치는 지난 2006년 10.2% 떨어지고 지난해에도 9.5% 하락해 지난 31일(이하 현지시각) 1.4588을 기록했다.
달러는 엔에 대해서도 지난해 6.3% 하락해 31일 111.55엔을 기록했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엔에 대한 달러 환율은 오는 3월말 110 수준으로 달러 가치가 더 떨어질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는 신흥시장 통화에 대해서도 가치가 크게 떨어져 브라질 헤알의 경우 지난해 달러에 비해 가치가 17% 상승했다.
워싱턴 소재 외환거래 전문기관 템퍼스 컨설팅 간부는 "미 경제가 침체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따라서 "새해 초반 달러가 더 떨어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뉴욕 소재 도쿄-비쓰비시 UFJ 은행 관계자도 "지난해가 (환시장에서) 유로 베팅이 유난히 컸다"면서 "달러에 대한 유로 베팅이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는 30일의 새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더 내릴 확률이 시카고선물거래소(CBT) 추이를 감안해 한 주 전 76%이던 것이 92%로 급증했다고 말했다. 연방기금 금리는 지난해 9월 이후 세차례에 걸쳐 1%포인트 내려가 4.25%다. 이들은 금리 인하가 달러 자산에 대한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소임을 상기시켰다.
미 경제 전망도 여전히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가 지난달 3-10일 실물경제학자 6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중간치를 산정한 결과 미국은 지난 4.4분기 연율 기준 1% 성장에 그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전분기의 4.9%에서 크게 위축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실업률도 늘어나 지난해 11월 4.7%를 기록했던 것이 지난달 4.8%로 더 악화된 것으로 추정됐다. 월간 실업률은 4일 공식 발표된다.
한편 달러 약세는 유가 강세를 계속 부추기는 핵심 요소인 것으로 분석됐다.
일리노이주 소재 리터부시 앤드 어소시에이츠 관계자는 "유가가 새해 첫주 기록을 세우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부텍사스유가 지난 11월 21일 99.29달러로 기록을 세운 후 2월 인도분 기준으로 지난 31일 95.21달러에 거래가 종료됐음을 상기시켰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지난해 58% 가량 상승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유가 강세를 주도한 아시아 신흥경제국들의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더욱이 미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로 달러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에 여전히 달러가 주요 결제 통화인 석유값이 계속 강세를 보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이들은 덧붙였다. 따라서 유가 100달러 시대가 새해 초반에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