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가전, 한국인 입맛에 맞춰라

 빌트인과 프리스탠드형을 결합한 가전 키트, LCD모니터로 요리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핸드 블렌더, 먼지 방지 뚜껑이 달린 토스터…. 유럽·미국 등과 상이한 한국인의 가옥 구조와 주방 문화를 고려한 외산 가전의 변신이 끝이 없다.

 밀레·크룹스·테팔 등 외산 가전 브랜드들은 최근 한국 소비자들의 요구를 수용해 제품 외형을 변형하거나 기능을 추가한 다양한 ‘한국형 제품’을 개발, 매출 상승 효과를 톡톡히 거뒀다.

 밀레코리아(대표 안규문)는 독일 본사에서 빌트인 전용으로 디자인된 제품을 국내에서 프리스탠드형처럼 변형해 설치해주는 ‘프리스탠딩 키트’ 상품을 개발, 호응을 얻었다.

 ‘프리스탠딩 키트’는 규격화된 빌트인 주방이 보편화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가구장을 전면 교체하거나 별도의 빌트인 공간을 확보하지 않아도 커피메이커·와인냉장고 등 빌트인 전용 제품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윤일숙 밀레코리아 팀장은 “주방에 맞는 프레임(틀)을 짜주는 형태로, 고가의 커피메이커도 1주일에 2대 이상 팔린다”며 “이처럼 모듈화한 제품은 전세계에서 한국에만 유일하게 판매 중”이라고 소개했다.

 독일 소형가전 명품 브랜드 크룹스(대표 자비에 데무티에)도 한국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별도 개발한 LCD모니터 토스터와 핸드블렌더의 매출이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LCD창을 장착한 ‘엑스퍼트 토스터 FEM321’은 굽기 정도를 신속하게 확인하고자 하는 한국의 맞벌이 부부에게 어필해 올해 판매율이 지난해보다 200%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선보인 ‘핸드블렌더 GPA3’도 손잡이 상단의 LCD모니터를 통해 6단계 칼날 회전 속도를 쉽게 확인할 수 있고 마늘·양파 등 한식 조리용 식재료 다지기에 적합한 기능을 추가했다.

 프랑스 가정용품 브랜드 ‘테팔’이 최근 선보인 ‘익스프레스 토스터’도 한국 소비자의 요청으로 먼지 방지 뚜껑과 빵 부스러기 받침대를 도입했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