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2일 우리나라 대표적인 민관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삼성경제연구소 등 10개 연구소장에게 ‘길을 찾아 보자’며 2008년 경제 화두를 던졌다.
2일 이명박 당선인은 오후 2시 ‘2008년 경제전망하에서의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토론회에서 향후 경제정책 운용방향과 관련, “여건이 만만치 않은 것 다 안다”며, “어렵다고 주저앉을 수 없고 거기서 길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각 단체 연구소장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날 참석한 민관연구기관 대표는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장과 김종석 한국경제연구원장, 이경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오상봉 한국산업연구원장,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 김주형 LG경제연구원장, 박우규 SK경영경제연구소장, 현오석 국제무역연구원장 등이다. 이들 기관은 대부분 올해 경제성장률을 4.5∼5.3% 내외로, 이명박 당선인 공약인 7%보다 크게 낮춰잡았다.
이 당선인은 이를 의식한 듯 “혹시라도 당선인이 7% 성장한다니까 기분 나쁘게 들리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런 생각을 안 하는 게 좋다. 길을 찾아 보자는 마음으로 모인 것이니 기탄없는 말을 해달라”고 경제연구단체장에게 주문했다.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투자 활성화를 하려면 “규제완화, 노동 유연성 제고, 교육 경쟁력 제고, FTA 비준 등 개방화”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우량 중소기업 인증제도와 같은 중소기업 육성, 서비스 부분의 일자리 창출, 글로벌 인재 양성”을 꼽았다.
오상봉 산업연구원장은 “국내 투자를 상대적으로 소홀히 한 측면이 있었지만 그 와중에 반도체·IT에 꾸준히 투자했다” “총 투자의 32%가 IT이다”며 IT산업을 성공사례로 들면서 “문제는 전통산업 분야의 투자를 외환위기 이전으로 돌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원장은 “대기업 관련 규제는 사전에서 사후규제로 바꾸고 의원입법에 대한 사전 심사에 대한 공적기구를 만들어서 국가 전반의 규제를 스크린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은 7% 성장과 관련해 “진입규제 대상을 영·미 국가 수준으로 낮추면 설비투자 증가율이 4.8% 증가하고 이를 추정해 경제성장률이 7%가 되려면 민간 설비투자 증가율이 13% 정도 는 되어야 하는데 작년이 7%였다”며, “규제를 지금 절반 수준으로 낮추면 설비투자 증가율이 12%까지 올라갈 수 있으며 경제 성장률 6%까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감세정책을 통한 경제성장에 대해 ‘투자나 소비인하’ 측면에서 “법인세 인하가 가장 효과적”이며 “현재 13∼25%인 법인세를 21% 정도로 인하하고, 배당이자소득에 대한 분리과세를 4000만 원까지 확대할 것”을 건의했다.
이날 토론회는 당선인이 “실질적인 논의를 위해서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이야기하자”고 말해 가운데 탁자를 두지 않고 의자만 둥글게 배치한 채 진행됐다. 인수위에서는 사공일 국가경쟁력강화특위원장, 맹형규 위원, 강만수 위원, 최경환 위원, 곽승준 위원, 당선인 측에서는 임태희 비서실장, 주호영 대변인, 김애실 한나라당 제3정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