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먼바다로 ‘원양어업’ 나갑니다.”
누구에게나 새로운 동기를 부여하는 새해. 2008년 첫 코스닥 공모기업으로 나서는 휴대폰 키모듈전문업체 에스맥의 이성철 사장(53)에게 새해 포부를 물으니 다소 엉뚱한 답이 돌아왔다.
“지금까지 안전한 바닷가 근처에서 작은 규모의 ‘연안어업’에 집중했지만 앞으로는 코스닥 상장을 발판으로 신규 사업을 확대해 더 넓은 시장에서 ‘원양어업’을 벌일 계획”이라는 추가 설명을 들으니 이 사장의 새해 포부가 기자의 머릿속에도 그려졌다.
새해 1월 14∼15일 코스닥 공모를 앞둔 에스맥은 지난 95년 삼성전기 키패드사업팀으로 출발해 2004년 분사하면서 100% 종업원지주회사로 설립된 키모듈 제조업체다. 이 사장은 줄곧 삼성전기에서 마케팅·전략영업·해외영업 등을 담당하다가 분사와 함께 에스맥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분사 초기 20여명 남짓한 직원들과 함께 여러 번 시행착오를 겪으며 어려움도 많았지만 설립 3년여 만에 코스닥 상장 기회를 얻었다. 이 사장은 “설립 이듬해 매출이 392억원이었는데 지난해 700억원대로 올라섰고 올해는 790억원에 이르렀다”며 “100여명으로 불어난 전 직원이 한 마음으로 노력해 준 덕에 빨리 자리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새해 첫 코스닥 공모기업으로 투자자를 만나는만큼 기대도 많지만 최근 주식시장에서 IT업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좋지 않아 걱정이다. 그는 “전반적인 IT경기 부진으로 회사의 가치가 시장에 적절하게 반영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아쉬움을 표현하는 이 사장의 말에도 강한 자신감이 묻어 나왔다. 이 사장은 “기존 주 고객인 삼성전자 영업을 강화하는 한편 고객 다변화를 위해 LG이노텍·모토로라·레인콤 등에도 제품 공급을 추진 중”이라며 “11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공모 자금을 터치스크린 모듈 등 신규 사업에 투자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주식 차익 기대감으로 임직원들의 긴장도가 떨어지는 이른바 ‘상장 증후군’에 대해서도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그는 “이미 설립 초기부터 매년 주주 배당을 실시했고 직원들도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상장 후 조직 역량에 누수가 생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철 사장은 “상장기업이 된다는 것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공인된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라며 “주주들의 가치를 존중하며 기업과 투자자가 함께 커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