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년 새해 대형 세단의 전쟁이 벌어진다.
국내 시장에 수입차의 비중이 점차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이 이에 맞서 대형 세단 신차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벤츠·BMW 등 수입차 업계가 가격 인하와 모델 다양화 등으로 국내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맞서 국내 업체는 품질 및 사양 첨단화 등을 무기로 직접 경쟁에 나서 새해 벽두부터 자동차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첫 테이프를 끊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3일 지난 2004년 12월 처음 출시된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SM7 뉴아트 판매에 들어갔다. 총 개발기간 24개월에 개발비용만 1000억원을 투입됐다.
이번에 선보인 SM7 뉴아트는 곡선과 수직 이미지가 조화를 이뤄 파격적으로 변화시킨 외관 디자인이다. 인체공학적 기능성과 함께 우아하고 세련된 실내 디자인으로 고급 수입차의 느낌을 살렸다. 또 세계적인 프리미엄 브랜드인 보스(Bose) 사운드 시스템, 삼성 플라즈마 이오나이저 등 첨단 편의사양도 장착했다.
장 마리 위르티제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은 “SM7 뉴 아트 출시로 르노삼성자동차는 앞으로 국산차와 수입차의 격차를 좁히는 계기가 될 것”이며 “고객들로부터 인정받은 높은 수준의 품질과 안전을 바탕으로 대형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도 조만간 5000억원을 들여 개발한 다이너스티 후속 모델인 제네시스를 출시한다. 스텔라 이후 전륜 구동 차량만 출시해 오던 현대차는 제네시스에 고급 세단의 트렌드를 반영해 후륜 구동 방식을 적용했다. 여기에 3.3리터 및 3.8리터 급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하고 10여종의 신기술을 적용, 수입 세단과 정면 대결을 벌일 요량이다.
제네시스는 경쟁 차종을 BMW 5-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등 준대형 급을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다.
쌍용자동차도 오는 3월 초대형 세단인 체어맨W를 내놓을 예정이다. 제네시스의 경쟁 차종보다 상위급인 BMW 7-시리즈와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 아우디 A8 등과 직접 경쟁해 국내 대형 세단의 새로운 브랜드를 창출할 계획이다.
최형탁 쌍용자동차 사장은 “올해에 체어맨W를 국내 2만대, 해외 1만대를 판매해 세계 명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며 “기존 대형 세단과는 전혀 다른 신개념 자동차로 국내 대형 세단 시장에서 새로운 리딩 카로 자리 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세단 업체의 노하우를 지난 4년간 집약시켜 약 30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체어맨W에는 국내 최대 배기량인 5.0리터 엔진과 최대 단수인 7단 자동 미션을 장착했다. 쌍용차는 이와 발맞춰 기존 체어맨은 체어맨 H로 이름을 바꿔 판다.
한편, 호주 홀덴에서 ‘스테이츠맨’을 들여와 대형 시장에 진출했던 GM대우는 국내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으나 하반기에 후속 모델을 출시해 심기일전할 계획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품질 면에서 자신감을 확보한 국내 업체들이 수입 업체와 대등한 가격 수준을 책정해 직접 경쟁을 벌이는 2008년은 대형 승용차 시장의 한판 승부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