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선수와 어머니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는 제목에서 보다시피 손님이 아닌 선수가 사랑방에 들어오면서 일어나는 해프닝이다. 선수가 등장한 만큼 손님과는 그 뿜어내는 매력의 차이가 비교가 되지 않았는지 집주인인 혜주(김원희)뿐 아니라 그 딸인 옥희(고은아)도 푹 빠져들고 만다. 그러나 선수인 덕근(정준호)이 시골 하숙집 주인과의 로맨스를 바라고 촌까지 들어올리는 만무하다. 무언가 탐탁지 않은 목적이 있었는데……. 마침 다른 꿍꿍이가 있다는 것을 눈치챈 건 다름아닌 성칠(임형준). 성칠은 오래 전부터 혜주를 짝사랑해왔던 동네 열혈청년이었기에 일은 이제 해프닝 차원이 아닌 사고 수준으로 발전하고 만다.
‘비천무’ ‘선물’ ‘무영검’ 등의 조연출을 거친 임영성 감독의 감독 데뷔작으로 원작의 잔잔하지만 애틋한 분위기와는 다르게 유쾌 발랄한 코미디물로 만들어냈다.
◆미스터 브룩스
연쇄 살인마 ‘썸 프린트’. 세상이 붙여준 이름답게 그는 살인현장에 항상 엄지지문을 남긴다. 그러나 문제는 그 이외의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는 것. 영화는 처음부터 그 살인마가 미스터 브룩스 (케빈 코스트너)라는 것을 알려준다. 아름답고 현명한 아내와 사랑스러운 딸, 게다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사업과 그에 따른 명성까지, 누가 봐도 남부러울 것 없는 미스터 브룩스에게 한가지 고민이자 최고의 희열은 바로 자신이 살인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는 이중인격을 가졌다는 것이다.
작은 실수 하나도 허용하지 않는 예술과도 같은 그의 살인 행위도 드디어 중단될 큰 위기가 오고 마는데, 그것은 침실에서 정사를 나누던 커플을 살해하는 장면을 맞은편 아파트에서 도촬하고 있던 스미스라는 청년이 필름에 담고 만 것이다. 미스터 브룩스에게 이상한 제안을 해오는 스미스와 ‘썸 프린트’를 쫓던 앳우드 형사(데미 무어)가 만나게 되면서 위기는 점점 커지고 그의 완벽한 살인과 함께 완벽한 삶 자체도 위협받기 시작한다.
◆마미야 형제
마미야 형제는 요즘 우리나라에도 많은 노총각 얘기의 일본 버전이다. 키다리와 장다리, 서수남 하청일을 연상시키는 외모의 형제 아키노부(사사키 쿠라노스케)와 테츠노부(츠카지 무가)는 우리나라 노총각들이 그렇듯 그냥 만족하며 함께 살고 있다. 가끔 즐기는 야구, 가끔 즐기는 낮잠, 자주 즐기는 군만두, 동생 테츠노부가 우울할 때 즐기는 열차 등 참으로 행복하다 할 수 밖에 없는 생활을 즐기고 있던 형제에게도 시려오는 옆구리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생리현상이었나 보다.
짠다고 짠 아이디어 결과 나온 결론은 카레파티! 동생이 근무하는 학교의 쿠즈하라 선생님(도키와 타카코)과 비디오가게 점원인 나오미(사와지리 에리카)가 초대된 게스트. 예상과는 다르게 성공적으로 끝난 파티 이후 모두의 예상대로 남자 중에서는 당연히 형이, 여자 중에서는 좀 더 유명한 사와지리 에리카(나오미 역)에게 끌리는 감정을 갖게 된다. 그럼 나머지 두 명은?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