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한때 100달러를 돌파하며 글로벌 증시가 약세를 띤 가운데서도 국내 주식시장은 선전했다.
뉴욕증시의 경우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데다, 전날엔 서부텍사스산 원유가 100달러까지 치솟는 등 유가급등에 대한 불안감마저 가중되며 다우존스와 나스닥이 1% 이상 하락했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1821.61까지 떨어졌지만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지수 하락폭을 줄여 1852.73의 보합세로 마감했으며, 코스닥 시장은 소폭 상승했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원은 “유가 급등이 제조업체의 원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져 투자심리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유가가 80달러에서 100달러로 점진적인 상승을 이어가 경제나 증권시장에 커다란 불안으로 작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증시에서 전일과 달리 시총 상위 20개 종목 중 SK텔레콤과 삼성전자·LG전자 등 IT 3개 종목이 상승으로 마감했다. 이 종목들은 전일 큰 폭의 하락세를 겪은 데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코스닥은 장중 약세를 보이다 상승, 전일보다 0.97%(6.88포인트)오른 714 포인트로 마감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의 경우 뉴욕발 신용경색 우려와 국제유가 상승에서 자유롭지 못해 당분간 1800∼2000선의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은 ‘2008년 세계경제 전망과 주요 현안’ 보고서에서 장중 한 때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국제유가가 작년에 비해 상승폭을 확대하며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국제유가는 중국 등 신흥시장국의 수요가 견실한 가운데 산유국의 증산 여력 제약,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고유가 유지 정책, 지정학적 위험 고착화 등의 이유로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분석됐다. 기타 원자재 가격도 곡물 가격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민기자@전자신문, km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