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08 혁신상’을 수상한 제품들만 모아 기자단에 사전 공개하는 ‘CES 언베일드(Unveiled)’ 행사장에는 한해 IT·전자산업의 트렌드를 주도할 신개념 제품으로 가득했다. 평판TV는 PC와 DVD플레이어, 캠코더 등 다양한 주변기기와 케이블 없이 연결하는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휴대폰은 블랙베리 이후 쿼티 키보드를 장착한 스마트폰으로 급격히 진화했다. 지난해 최고의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던 아이폰과 아이팟을 지원하는 스피커 및 홈시어터 시스템 등 주변기기는 새 디자인 흐름을 보여줬다.
◇평판 TV, 컬러 vs 슬림 경쟁=삼성전자와 LG전자가 평판TV 디자인의 혁신성을 높이기 위해 색상과 소재의 변화를 시도하면서 단연 눈길을 끌었다. 두 회사는 블랙과 레드 색상을 전면에 내세우고 하이그로시와 크리스털 소재를 접목해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반면 소니·샤프·히타치·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들은 두께를 줄이면서도 크기를 키우는데 초점을 맞춰 한국 업체들보다 트렌드를 주도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히타치의 경우, 두께를 38㎜로 줄여 세계 최소 두께라는 소구점을 들고 나왔으나 사실 방송수신장치를 별도로 부착해 의미가 퇴색했다. 반면 LG전자의 LG60의 경우, 튜너를 내장하고도 45㎜를 구현해 명실상부한 왕좌를 거머줬다는 게 참가자들의 평가다.
◇휴대폰, 쿼티 자판 & 터치 패널은 필수=블랙베리의 성공 이후 전세계 휴대폰들은 이메일 수신, 인터넷 접속 등이 가능한 쿼티 자판을 기본 장착하는 형태로 급진전했다. 아이폰 신드롬은 터치스크린 디자인의 확산을 불러왔다.
CES 혁신상을 수상한 삼성전자의 ‘블랙잭Ⅱ’를 비롯, LG전자의 ‘보이저’뿐만 아니라 모토로라 ‘모토 Q9 h’ 등도 쿼티 자판을 탑재해 편의성을 높였다.
터치스크린 역시 대세였다. 아이폰과 프라다폰에서 시작된 터치스크린은 뷰티폰, 아르마니폰 등 뿐만 아니라 와이어리스폰 분야에서 최고 혁신상을 받은 팬택의 ‘Drop 폰’, 모토로라의 ‘레이저 스퀘어드 V9’에 까지 이어졌다.
고속 인터넷 접속을 통한 음악 다운로드, 500만 화소 카메라를 통한 UCC 등 멀티미디어 기능이 대폭 강화됐다.
◇편의성 높인 컨버전스가 대세=아이팟은 관련 액세서리가 대거 혁신상을 수상하면서 위용을 더한번 높였다. 물 속에서도 들을 수 있는 방수 스피커, 아이팟 나노로 꾸미는 홈시어터 시스템 등 아이팟 주변기기들은 하나의 카테고리를 형성할 정도로 많았다. MP3 재생에 게임, 음성인식까지 가능한 99달러짜리 엔터테인먼트 로봇은 앞으로 멀티미디어 기기의 발전 방향을 보여줬다.
실내에 설치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초소형 기지국 ‘유비셀’, 인터넷 연결기능을 톰슨 멀티미디어의 ‘인포링크 DECT 6.0’ 등은 기술을 융합해 편의성을 대폭 높인 제품으로 평가받았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