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 시장이 디지털 제품 중심으로 재편됐다. 가격은 상대적으로 높지만 아날로그 보청기에 없는 기능으로 어필했다. 여기에 블루투스, 골전도 등 첨단 기술 및 신기능이 적용된 제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디지털 보청기가 아날로그 보청기 시장을 급속히 대체하고 있다. 덴마크 ‘GN리사운드보청기’를 판매하는 지앤리사운드코리아(대표 임천복)는 아날로그 보청기는 재고품만 소진한 이후 판매를 중단할 계획이다. 리사운드코리아는 “주력 제품이 디지털 제품으로 이동한 지 오래”라고 밝혔다. 스타키코리아(대표 심상돈)도 “2007년 판매된 전체 보청기 중 디지털 제품이 90% 이상”이라고 밝혔다.
이들 업체는 아날로그 보청기에 없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면서도 가격 차가 줄어들면서 디지털 보청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날로그 보청기는 소리를 단순히 증폭시키기 때문에 음질향상이나 잡음처리에 한계가 있었지만 디지털 보청기는 디지털신호처리(DSP)칩을 장착, 보청기에 수집되는 모든 크기의 소리를 난청인이 듣기 편하게 조절할 수 있다. 잡음을 제거하고 특정 대역의 주파수를 필터링해 소리의 비정상적인 공명현상(하울링)을 막을 수 있으며 정면 및 측·후면 소리를 구분해 사용자가 원하는 소리만 들을 수 있다.
가격 차이도 줄어들었다. 디지털 보청기 가격은 200만원 이상이 일반적이지만 100만원대 이하 제품도 나왔다. 리사운드코리아는 작년 6월 80만원대의 디지털 보청기를 출시해 60만원대의 자사 최저가 아날로그 보청기와 가격차를 20만원가량으로 좁혔다. 스타키보청기도 150만원대의 보급형 디지털 보청기를 공급 중이다.
스타키코리아는 디지털 보청기 가격을 올해 10% 정도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블루투스와 같은 신기술을 적용한 제품도 등장했다. 파이컴(대표 이억기)는 작년 청각장애인용 무선 골전도 헤드세트 ‘조이텐’을 출시, 공공기관 지원사업 등을 통해 공급 중이다. 머리뼈를 통해 소리를 달팽이관에 전달해 고막이나 청각신경 일부가 손상된 사람도 소리를 원음 그대로 듣게 한다.
리사운드코리아는 작년 12월 블루투스 기능이 적용된 디지털 보청기 ‘아주어(AZURE)’를 출시했다. 사용자는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전화기나 MP3플레이어에서 나오는 소리를 그대로 보청기로 들을 수 있다.
김한 리사운드코리아 영업부장은 “청각장애인이 불편을 느끼지 못하도록 디지털 시대에 맞춰 지속적인 신기능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