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림에듀와 함께하는 ET 논술 ]1월 둘째주

 ※ 다음 제시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광고가 그림자처럼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면서 더러는 우리를 짜증나게 한다. 특히 시도 때도 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스팸메일이나 길거리 전단지 등 제도권에서 통제 불가능한 광고들 때문에 정상적인 광고마저도 홀대를 받고 있으며 그만큼 반(反)광고 정서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와 시장 경제가 살아 있고 팔 물건이 있는 한 광고는 존재할 수밖에 없다. 광고는 오히려 갈수록 다양한 기법으로 소비자의 심성을 파고들 것이다. 사생활 침해의 폐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휴대폰이나 감시 TV를 받아들이듯이 자본주의의 생필품인 광고의 그늘은 감내할 수밖에 없다.

 모든 제품은 1차로 공장에서 생산되지만 광고로써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으로 거듭 태어난다. 평범한 부엌데기 소녀 신더 걸이 유리구두를 신었을 때 신데렐라로 변하듯이 말이다. 광고는 현대판 유리구두 역할을 하는 것이다. 오늘날 소비자가 명품 브랜드에 탐닉하는 것은 광고로 만들어진 특별한 이야기와 이미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품질과 가격이 비슷해진 제품을 차별화하는 것은 감성적인 이미지며 소비자는 이미지를 소유함으로써 위안을 받는 것이다.

 광고는 속성상 인간의 감성에 호소하므로 소비자에게 감동을 주거나 소비자를 즐겁게 해야 한다. 갈수록 삭막해져만 가는 디지털시대에 우스꽝스러운 광고는 삶의 활력소가 되며 더러는 광고 자체가 오락물처럼 즐거움을 준다. 요즘 방송국의 인기 오락 프로그램에 광고의 패러디가 등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광고는 시대와 사회를 반영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더러는 사회문화를 선도해 나가기도 한다. ‘여보, 시골 아버님께 보일러 하나 놔드립시다’는 광고 카피가 어떤 효도 캠페인보다 영향력이 큰 것이다.

 그러나 20초 내외의 짧은 광고시간에 진한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역발상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집중돼야 한다. 사실 광고만큼 창의적 아이디어의 결정체는 없을 것이다. 최근 초·중·고등학교에서 광고물을 교재로 하는 창의교육을 실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허위나 과장된 내용이 아니라면 창의적인 표현기법을 가능한 한 허용해 줘야 광고도 발전하고 소비촉진을 일으켜 경제도 활성화된다.

 -김동현, ‘광고는 유리구두’, 전자신문 2007년 10월 31일자

 

 (나)

 최대의 생산은 최대의 소비를 필연적으로 요구한다. 최대의 소비를 미덕으로 하는 현대 산업사회에서는 소비로부터의 소비자의 소외라는 역설이 성립한다. 소비자는 산업이 소비자를 세뇌하거나 통제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현대 산업사회에서 인간은 소비적 인간으로 규정할 수 있다. 생산하고 있지 않을 때에는 소비하고 있다는 것이 현대인의 기계적 생활의 양면인 것이다. 더 많이 생산하면 그럴수록 좋다는 것이 생산에서의 원리인 것처럼, 더 많이 소비하면 그럴수록 좋다는 원리가 소비에서 성립되는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는 스스로 참된 욕구에 따라 소비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개인의 소비의욕은 사회적으로 주어진 것이고 소비자는 아무런 내면적 능동성도 없이 사회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소비의욕에 따라 단지 받아들이기만 하는 수용적 정향을 갖게 되었다. 현대의 소비에는 개인의 자발성은 거의 없는 것이다. 소비자가 스스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아는 권리에 대한 가장 중요한 억제 수단인 광고는 현대인의 소비의욕을 자극, 유발하고 창출하는 강력한 사회적 수단이다. 그러므로 현대에 있어서 소비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환상, 곧 우리들 자신의 참되고 구체적인 욕망으로부터 소외된 환상을 만족시키는 것이다.

 소비는 인간의 행복을 위한 수단이나 인격적 행위가 아니라 소비 그 자체가 인간의 강박적이고 비합리적인 목적이 되고 있다. 현대인은 단지 소외된 존재방식인 ‘갖는 양식’에 따라 비인간적인 쾌락 또는 사회적 지위의 상징을 위해 소비하고 있다. 그러므로 추상적인 교환가치인 화폐에 의해 환산된 노동을 역시 추상적인 화폐에 의해 평가되는 소비물품과 교환하는 과정에서는 소비물품과의 인격적 관계는 성립될 수 없고, 소비로부터의 인간소외가 더욱 심각해진다.

 소비의 인간적 목적은 상실되고, 소비 그 자체, 소요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각 분야에서 소외된 인간은 사회로부터 자동인형적 순응을 강요받게 되어 인간의 자발성은 상실되고 그 피동성만이 늘어나고 있다. 인간의 피동성은 현대 산업사회의 가장 특징적이고 가장 병적인 현상이다.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1. 내용 파악하기

 1) 제시문 (가), (나)를 다음과 같이 분석하시오.

 

 2. 비판적으로 사고하기

 * 제시문 (나)에 나타난 필자의 관점에서 광고에 대한 제시문 (가)의 필자의 입장을 다음 <보기 1>에 부합하는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비판하시오.(600자 내외)

 

 <보기 1>

 (광고업자 또는 기업가들은) 사람들에게 한 상품을 구입하라고 설득하기보다는 모종의 부조화를 제거하고 가상의 평형을 되찾으라고 설득한다. 이런 의도는 그대로 실현되어 사람들은 억지로 꾸며낸 고민거리에서 해방되며, 그 길 중간에는 상품이 당당한 모습으로 버티고 있다. 이것은 공연히 우리를 보호해주겠다며 소란을 떠는 행위임이 분명하다. 한마디로 병주고 약주는 격이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설득을 발명한 것은 광고가 아니다. 종교가 이미 오랜 세월 동안 그런 일을 해왔기 때문이다. 다만 현대의 광고는 그 작업을 완성했을 뿐이다.

 -제임스 트위첼, ‘욕망, 광고, 소비의 사회사’

 

 3. 종합적으로 논술하기

 *제시문 (가)에 나타난 광고의 순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 광고를 접하는 소비자에게 요구되는 자세가 무엇일지 제시문 (나)를 참고하여 서술하시오.(800자 내외)

 

 -이명우(muoklee@naver.com) ㈜엘림에듀 대표 집필위원, 스카이에듀 논술원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