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부산시가 와이브로망 구축 명분과 실리를 놓고 ‘기싸움’이 한창이다.
지난 해 말 부산시는 KT에 해운대 지역에 와이브로망 구축을 공식 요청했다. 현재 추진 중인 ‘첨단 유비쿼터스 도시 부산’ 실현을 위해서는 첨단 와이브로망 구축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김광회 부산 u시티 정책팀장은 “u시티 사업은 첨단 인프라 구축 사업이고, 와이브로 망은 첨단 통신 인프라의 대세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에 부산 u시티 사업 추진에 있어 언젠가는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며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u시티 사업 추진 초기부터 언급돼 온 KT의 와이브로망 구축 약속을 이번에 이행해 줄 것을 공식 요청한 것”이라 말했다.
이에 대해 KT는 당혹감과 함께 난색을 표명하고 나서는 모습이다. 현 시점에서 부산시의 와이브로망 구축이 해당 지자체는 물론이고 시행 기업에 과연 효용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게 요지다.
한현배 KT 부산 u시티사업단장은 “현재 심도있게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무선 인터넷 이용이 필요하다면 현재 와이파이 기술로도 가능하고, 이동성이 핵심인 와이브로망을 해운대라는 특정 지역에만 구축하는 것이 어떤 실효성을 가져올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갈등의 핵심은 망 구축에 대한 양측의 견해 차를 넘어 그동안 u시티 사업을 함께 추진하는 과정에서 KT와 부산시 간에 쌓인 불신이 표면화됐다는 것이 주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부산시는 KT의 적극적인 투자와 참여를, KT는 기업 수익성을 담보해 줄 부산시의 적극적 행보를 요구하며 한 동안 지지부진했던 부산 u시티 사업 추진과정의 문제를 서로에게 떠넘겨 왔다.
특히 부산시는 KT의 주도 하에 이미 서울시에 와이브로망이 구축된 것과 포항에도 망 구축이 추진되고 있는 점, 그리고 부산 지역내 소규모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부산시와 협의없이 KT에서 개별적으로 와이브로 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사실 등에 내심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전국은 물론 세계 처음으로 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최대·최고 수준의 u시티 건설이라는 자부심에 상처를 입고 있다는 속내다.
반면 KT는 효용과 수익성을 따져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 명분을 앞세운 막무가내식 투자보다는 함께 윈윈할 수 있는 실용적 방안을 먼저 찾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소요 비용만 100억원으로 추산되는 부산 해운대 와이브로망 구축을 놓고 기업의 실리와 지자체의 명분이 맞부딪힌 이번 문제가 어떻게 결론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산=임동식기자@전자신문, dsl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