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장품] 김기록 코리아센터닷컴 대표

 내게는 한 장의 낡은 인증서가 있다.

 내 생애 첫 번째 도메인이자 지금 회사의 명칭과 같은 ‘코리아센터닷컴(www.koreacenter.com)’을 미국 도메인 등록업체에 올리고 받은 인증서다.

 1997년 당시 나는 대기업에 몸담고 있으면서 사업을 구상 중이었다. 인터넷이란 거대한 파도가 내가 구상하는 사업에, 나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놓고 한참 고민에 빠져 있을 때였다.

 인터넷 무역을 꿈꾸던 나는 오랜 고민 끝에 도메인부터 먼저 등록하기로 결심했다. 당시만 해도 도메인을 등록해 주는 서비스가 한국에는 없어 미국으로 바로 신청을 해야만 했다.

 처음하는 등록에, 언어적인 어려움까지 겹쳐 힘들게 도메인을 신청했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 받은 종이 한 장의 인증서를 받았고, 이것이 오늘날 쇼핑몰 구축 서비스 ‘메이크숍’을 탄생시키는 시발점이 됐다.

 어찌보면 한 장의 종이조각에 불과하고 디지털 시대에 종이 인증서라니 웃음이 날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감동 그 자체였고 또한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지금도 액자에 담겨 벽면 한곳을 장식하는 그 인증서를 볼 때마다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바다에 뛰어들 때의 열정으로 다시 돌아가곤 한다.

 오늘도 낡게 바랜 액자 속 인증서를 바라보며 20대의 젊은 시절, 패기와 열정으로 사업에 도전했던 당시를 회상하며,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을 또 한번 다짐한다.

 rock@koreacent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