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 가속기 도입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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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제비즈니스벨트 태스크포스(TF)가 ‘아시아 기초과학연구소’ 설립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가운데 이 연구소의 핵심시설로 예상되고 있는 ‘가속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정부출연 연구기관 관계자 등에 따르면 국제비즈니스벨트 TF가 세종시를 기초과학 연구 중심으로 개발하기 위한 ‘가속기’ 도입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함에 따라 투입 예산과 가속기 종류 등을 둘러싸고 과학기술계의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이같이 과학기술계가 ‘가속기’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가속기의 건립 비용이 수천억원에서 수조원까지 들어가는 엄청난 사업인데다 용도에 따라 과학기술계의 연구 영역에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현재 국제비즈니스벨트 TFT는 핵의 구조와 원소 생성 원리 규명 등 순수과학에 이용할 중이온 가속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속기 건립 예산으로 1조∼1조5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통상 가속기 운영 예산은 건립 비용의 10분의 1 수준이다.

 이에 대해 과학기술부는 세계에서 가장 큰 스위스의 입자물리연구소(CERN)의 10분의 1인 3500억원 규모의 건립 의견을 인수위에 보고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중이온 가속기는 산업적인 파급효과 면에서 제한적이기 때문에 중형 규모라면 용도가 다양한 방사광 가속기나 양성자 가속기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방사광 가속기는 포항에 설치, 운용 중이고 양성자 가속기는 핵폐기물 집적시설이 들어설 경주에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데, 이를 확대하자는 것이다.

 또 가속기가 들어서더라도 해당 운용 인력이 열악한 점을 들어 기초과학 활성화를 위한 대안이 반드시 가속기 설치 사업이어야 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인수위가 희망하는 규모의 가속기 운용에는 대략 2000명이 필요하지만 국내 물리학계 가속기 관련 인력은 200명 수준에 불과하고 해외까지 합쳐야 300명 정도라는 것.

 이와 함께 현재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미국 페르미연구소, 유럽 CERN과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그리드 팜 사업으로 진행 중인 고에너지물리, 중성미자, 천체물리 실험 등도 가속기가 들어서게 되면 국제 협력 차원에서 반드시 함께 검토돼야 할 사안이라는 주장이다.

 한편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새 정부 국정운영의 밑그림이 될 국정운영보고서를 다음 달 중순께 마무리짓고 21일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etnews.co.kr



 ◆가속기란=전자·양성자 또는 중이온 등의 하전입자를 높은 에너지로 가속시켜 고에너지·핵물리학 분야에서 물질의 궁극적인 구조와 이들 간의 상호작용을 연구하기 위한 시설이다. 양성자 가속기와 전자 가속기 분야는 고에너지 물리학에서 다수의 중요한 발견으로 노벨상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