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vs 외산 MOST "누가최고?"

 첨단 자동차용 멀티미디어네트워크시스템(MOST:Midia Orented System Transport)시장을 놓고 외산과 국산이 맞붙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최근 출시한 고급 차량에 각각 외국계 시스템과 국내 시스템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양사는 중장기적으로 이 시스템을 전차종으로 확대적용할 방침이어서 1라운드 결과는 국내 MOST산업 구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국내 업체들은 기술력에 자신감을 보이며 MOST 불모지나 다름없는 국내 전장산업은 물론 내비게이션산업에도 기여하겠다는 각오다.

 기아차는 지난 3일 자사 최고급 SUV ‘모하비’를 출시하면서 현대오토넷이 MOST 기반으로 개발한 AV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근간으로 운전자통합정보시스템(DIS)을 구축했다. 현대오토넷은 아시아권에서 도요타에 이어 두번째로 상용화에 성공해 국내에서 첫 적용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돼 있다.

 주영섭 현대오토넷 사장은 “이번 MOST 상용화는 세계 전장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현대오토넷 멀티미디어 기술력을 입증한 쾌거”라며 “앞으로 MOST 기술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켜 현대·기아차는 물론 해외 완성차 업체의 다양한 차종으로 확대 적용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모하비에 구축한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뒷좌석 엔터테인먼트(RSE) 시스템이다. 기존의 RSE가 앞좌석의 AV 시스템과 똑같이 구현하는 반면 모하비는 앞좌석과는 전혀 별개로 구현해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차는 고급차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올해 최대의 야심작인 제네시스의 DIS에 유럽계 회사인 하먼베커의 시스템을 적용했다. 하먼베커는 지멘스 VDO, 알파인 등과 함께 MOST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장업체다. 현대차는 하먼베커의 기술을 활용해 멀티미디어·공조장치·차량정보 등의 모든 정보 표시 및 설정을 8인치 모니터에 표시하고 모든 인터페이스 기능을 통합조작키로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DIS를 설계했다.

 현대차는 BMW·벤츠와 경쟁하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검증받은 하먼베커를 선택했다. 하지만, 계열사인 현대오토넷이 모하비를 통해 기술력을 검증받으면 공급선을 다양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현대오토넷측은 “현대·기아차 내부적으로 ‘모하비의 시스템이 일부 기능에서 제네시스를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현대차에 자사 시스템 탑재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

 

◆용어 : MOST=최근 자동차에 멀티미디어 기기 장착이 크게 늘어나고 시스템이 복잡해지면서 멀티미디어 기기를 연결해 통신을 제어하는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배선이 급증해 자동차 설계 및 생산 과정에서 배선 처리가 어려워졌고 배선에 의한 품질 불량 및 전자파 간섭도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완성차 및 전장 업체들은 멀티미디어 네트워크 개발에 주력해 왔고, 이 중 MOST는 가장 대표적인 멀티미디어 네트워크 표준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