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2008 핫 이슈](10·끝) 우주강국 희망을 쏜다

 올해는 우리나라가 우주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오는 4월 8일에는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에 올라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체류하면서 우주과학실험을 수행한다. 또 12월에는 ‘우리의 위성을 우리가 만든 로켓에 실어 우리 땅에서 발사하는’ 대한민국 우주 개발사에 한 획을 긋는 역사적인 순간도 예비돼 있다. 이 위성 발사가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아홉 번째의 자력 위성 발사국이 된다.

 비록 미국이나 러시아에 비해 한참 뒤졌지만 늦깎이인만큼 남다른 가속도를 내고 있는 우주인 배출 계획과 위성 자력 발사 등이 올 한 해 과학기술계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국내 첫 우주인 18개 실험=오는 4월 8일 국제우주정거장으로 출발할 한국 우주인 고산씨(우주인 후보 이소연씨)는 다음 달 러시아어 교육과 체력훈련, 소유스호와 ISS 러시아 모듈의 구조 등에 관한 이론 교육, 중력 가속도 적응 훈련 등을 거쳐 3월 말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소유스를 타고 ISS로 올라가 4월 19일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이들의 임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단순 우주 여행이 아니라 우리나라로는 처음으로 우주 공간에서 다양한 과학실험을 진행하고 그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13개의 기초과학실험과 5개의 교육실험이 예정돼 있다. 이들 과제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한국생명공학연구원·바이오트론·공군항공우주의료원·전자부품연구원·KAIST·포항공대·이화여대·서강대·건국대·한남대 등이 관여하고 있다.

 우주시대에 대비한 차세대 메모리 소자 실증 실험과 우주환경에서의 식물체 및 종자의 생장 특성 규명, 3차원 조직 배양, 무중력 상태에서의 제올라이트 합성과 결정성장, 금속·유기 다공성 물질의 결정 성장실험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고산씨와 예비 우주인 이소연씨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국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아마추어 무선교신도 예정돼 있다.

 ◇12월 국내에서 첫 위성 발사=전남 나로 우주센터에서는 오는 12월 20일께 초대형 우주발사 이벤트가 준비돼 있다. 과학기술위성 2호와 발사체가 모두 국내에서 개발되고 또 발사체를 쏘아 올릴 장소 또한 국내 유일한 나로 우주센터다.

 발사체 개발과 우주센터 건립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항우연과 작업한 과학기술위성 2호는 이미 제작을 완료하고 대기모드에 들어가 있다. 나로우주센터는 현재 발사통제동·발사체조립동·위성시험동·우주교육홍보관 등의 건축공사를 마무리하고 지난해부터 발사상황에 대비한 각종 장비를 종합적으로 시험 중이다.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오는 8월까지 발사대시스템과 자체 검증시험 및 주요 장비에 대한 통합연계시스템 구축을 통해 인공위성 발사장으로서의 면모를 갖출 예정이다.

 이 우주센터가 완공되면 우리나라는 세계 열세 번째로 우주센터 보유국이 된다. 총사업비 5000억원이 들어가는 소형위성발사체(KSLV-I)는 지난해 상단(2단 및 노즈페어링) 개발에 이어 발사체 시스템 인증모델(QM)의 조립과 인증시험을 완료하고 비행모델(FM)의 조립 및 시험에 착수한 상태다. 그동안 한·러 국제 기술협력의 지연 요인이던 한·러 우주기술보호협정(TSA)이 지난해 7월 발효됨에 따라 러시아에서 상세설계자료(CDP)를 인수하고 지난해 11월 상세설계검토회의(CDR)를 거쳐 순조로운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다.

 ◇달 탐사를 향한 첫발 의미=통상 우주개발을 수준을 크게 A·B·C·D 등 4개 그룹으로 분류하는데 우리나라는 현재 부분적인 로켓 및 위성개발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C그룹에 속해 있다. 하지만 올해 말 국내 최초로 자력 위성발사에 성공하게 되면 자체로켓과 위성 개발 능력을 보유한 A그룹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특히 우주 발사체의 개발은 우주로의 자유로운 수송 능력을 확보하는 기반이 되기 때문에 달 탐사의 초석을 놓고 있는 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우주인은 귀환 후 국가적인 우주개발 붐을 조성하기 위해 청소년 과학강연 등 과학홍보대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들은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 ISS를 활용하는 우주실험이나 행성탐사 등에 이용하기 위한 유인우주기술 등 우주 탐사 연구에 전념할 계획이다.

 한편 우리나라는 오는 2017년 300톤급 한국형발사체(KSLV-Ⅱ) 자력발사에 이어 오는 2020년 달 탐사위성 제1호 발사, 2025년 착륙선인 달 탐사위성 제2호 발사 등 본격적으로 우주탐사 계획이 마련돼 있다.

 백홍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올해 항공우주 분야 이벤트가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역사를 다시 쓴다는 의미와 함께 우주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과학기술의 대국민 홍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