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전문의인 서종모 박사(37)가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의 교수로 임용돼 공대 기피 현상으로 공대 출신이 의과대학원에 진학하는 풍토와 대비돼 대학가에 신선한 자극을 주고 있다.
서 박사는 신학기부터 정보전자공학·생명공학 및 의학이 융합된 바이오일렉트로닉스 분야의 연구와 강의를 맡는다. 그는 지난 2005년 서울대 의대에서 의공학 분야로 의학박사학위를 받았다. 동국대병원에서 안과 전문의로 진료 중이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인공시각장치와 관련, 공학과 접목한 협동 연구를 수행했다.
그는 특히 질병으로 파괴된 망막 내의 광수용체 세포 대신에 전기신호를 직접 망막 신경절 세포에 전달하는 기술 연구에 몰두했다. 고체촬상소자(CCD) 카메라나 레이저로 영상을 포착하고 이를 전기신호로 변환해 직접 망막의 전기신호 전달세포에 연결함으로써 영상을 식별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의학과 공학의 접목이다.
서 박사는 의대에서 활동해도 되지만 공학기술과 접목해 더욱 시너지를 내기 위해 자리를 옮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학분야에선 공학의 기술이나 애로를 모르고 반대로 공학은 의학적 기반이 없다 보니 상호 간에 오해나 시행착오가 생긴다”면서 “의학계와 공학계를 오가며 메신저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서 박사는 정보통신 및 전자공학의 최첨단을 걷는 우리의 기술력이면 새 진단 및 치료장비뿐만 아니라 인공장기개발에도 선두로 나설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우리나라가 정보통신 강국에서 바이오일렉트로닉스 강국으로 발전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재가 공학계를 떠나 의사로 전업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도 나타냈다. 서 박사는 “처우가 좋다는 이유로 의대로 진학하는 것은 공학계나 의료계 모두의 비극”이라며 “기술자와 연구자들이 안정된 연구와 일을 할 수 있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