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 신규 투자가 ‘1조원’에 육박했다. 벤처펀드 결성도 지난해 처음 1조원을 돌파, 투자와 조합결성 모두에서 첫 1조원 시대가 도래했다.
13일 벤처캐피털 업계에 따르면 중기청에 등록된 101개 창업투자회사가 지난 한 해 동안 998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억원이 빠지는 1조원이다.
이는 지난 2006년 투자금액인 7333억원에 비해 36.1%인 2647억원이 늘어난 수치다. 2004년 12월 ‘벤처산업활성화 종합대책’ 발표를 기점으로 회복기에 접어든 이후 3년 연속 가파른 투자 확대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업체별 계획을 집계한 결과, 1조1000억∼1조2000억원의 신규 투자가 일어날 전망이다. 투자가 회복되기 직전인 2004년 6044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난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 분야에 대한 투자 비중이 작년 동기 대비 39.1%에서 34.4%까지 점차로 감소하는 데 비해 일반 제조업의 비중이 21.5%에서 31.3%로 증가 추세를 보일 전망이다. 또 영화를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투자도 20.6%에서 13.8%로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에는 창업 3년 미만의 초기단계 기업에 대한 투자가 큰 폭으로 상승, 벤처캐피털 본연의 역할이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은 지난 2000년 59.1%를 정점으로 계속 감소, 2005년 26.0%로 최저를 기록한 뒤 2006년 30.0%로 반등했으며 지난해는 약 35% 수준까지 증가했다.
창업투자조합과 코리아벤처펀드(KVF)를 합한 벤처펀드의 결성 실적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04년 5274억원에 불과했던 벤처펀드 결성은 지난해 11월 9117억원을 기록했으며 연말까지 1조원을 넘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 창업투자회사도 지난 2006년 이후 19개가 신규로 설립됐다.
고정석 벤처캐피털협회장은 “이전보다 투자와 조합결성이 늘어난 것은 물론이고 창투사의 수익성도 몰라보게 좋아졌다”며 “벤처투자 분야의 선순환 구조가 되살아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