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 삼성회장 집무실 압수수색

 삼성그룹은 특검팀이 14일 이건희 회장 집무실인 서울 이태원동 승지원까지 전격 압수수색을 단행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미 수사 대상과 일정 등이 알려지긴 했으나 그룹 경영의 ‘심장부’인 승지원에 들이닥칠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삼성 구조본 관계자는 “이 회장 집무실까지 압수수색을 하리라고는 설마했다”면서 “수사팀이 허를 찌르겠다는 뜻이겠지만 우리로선 허탈할 뿐”이라고 전했다.

 특검팀이 수사 초기부터 초고강도 수순에 들어가자 삼성그룹은 이미 추락한 대외신인도는 물론이고 올 한해 예정한 주요 경영계획에 사실상 손을 놓을 수 밖에 없는 입장에 몰렸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력 계열사의 실적이 가뜩이나 좋지 않은 상황에서 비자금 사태가 불거진 뒤 불똥이 더욱 번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다른 삼성 관계자는 “올해 중요하게 다뤄야 할 경영 이슈들은 모두 해를 넘겨야 할 판”이라며 “신규 사업을 포함해 주요 계열사의 경영 계획 수립과 확정을 당분간 포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사업에도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주 끝난 CES를 계기로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전개하는 편인데 올해는 특검 수사도 있어 극히 자제하는 분위기”라며 “아무래도 (특검 수사)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올 한해 농사가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추가 압수수색도 걱정거리다. 압수수색 대상으로 꼽히는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가 있는 본관이나 삼성중공업과 삼성물산 등 비자금 및 분식회계 의혹을 받는 핵심계열사들은 물론 다른 계열사들도 이로 인한 업무 공백과 어수선한 분위기에 따른 임직원 동요를 우려했다.

김동석기자@전자신문, d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