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는 기하급수적으로 정보가 올라 오고 있다. 불과 10년 전 수천 웹 페이지에서 지금은 대충 추산해도 70억 페이지를 넘어섰다. 인터넷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웹 페이지 증가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반면 네티즌 입맛은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다. 상식적인 수준의 일반 답변이 아닌 구체적이고 정확한 답변을 원하고 있다.
특정 분야 만을 겨냥한 전문 검색이 떠오를 수 밖에 없는 배경이다. 코리아와이즈넛 윤여걸 CTO는 “미디어를 보자. TV는 원래 ABC· CBS 정도였다. 이어 케이블TV가 탄생했다. 뉴스에 초점을 맞춘 CNN, 스포츠에 특화한 ESPN이 생겼다. 전문성은 곧 품질을 말한다. 인터넷 경쟁력은 결국 품질이다. 전문화 없이는 이를 보장할 수 없다. 검색 경쟁은 곧 전문화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동영상 검색은 ‘유튜브’, e커머스 검색은 ‘비컴’으로 가듯이 검색 시장에도 세분화한 전문 검색이 떠오른다고 확신했다.
전문 검색의 경쟁력은 분명한 목표를 가진 네티즌에게 확실한 답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가령 ‘디지털 카메라를 구매하겠다’, ‘동남아 여행을 가고 싶다’처럼 검색 범위가 좁은 질문에 대해 빠른 검색 결과를 보여 줄 수 있다. 수많은 웹 사이트를 긁어오는 크롤링으로 엉뚱한 결과를 보여 주는 검색 엔진 보다는 해당 콘텐츠(DB)를 계속 개선하면서 최적화한 검색 엔진이 더 우수할 수 밖에 없다.
이미 쇼핑· 도서· 블로그· 여행 등 특정 주제별로 맞춤형 검색 서비스가 하나 둘 나오고 있다. 구글코리아는 국내·외의 방대한 연구 논문을 검색할 수 있는 ‘구글 학술 검색 서비스’를 시작했다. 여기서는 학술 비평, 학위 논문, 저술, 견본 인쇄, 논설과 기술 보고서 등을 무료로 검색할 수 있다.
다음도 네티즌이 주로 방문하는 사이트 정보를 분석해 보다 정확한 답을 줄 수 있는 ‘디렉토리 검색 서비스’ 를 선보였다. 구글에 밀려 절치부심하던 마이크로소프트도 노르웨이 기반 검색 업체 ‘패스트’를 인수하고 전문 검색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포털업체가 제공하는 전문 검색 외에 독자적으로 전문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도 나오고 있다. 전문 검색 엔진으로는 ‘쇼핑몰 검색 엔진’이 가장 각광을 받고 있다. 쇼핑몰은 색상· 크기· 부피· 무게 등 각종 제품 정보와 제조사 별로 다른 가격 정보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쇼핑몰 수도 수천 개나 되기 때문이다. 미국 ‘비컴’이 대표적이다.
비컴은 상품 정보에서 구매 자문, 관련 기사와 블로그 덧붙여 수백 개의 쇼핑몰을 검색해 준다. 쇼핑몰 검색과 유사한 상품 전문 리뷰 검색 서비스로는 e베이가 인수한 ‘이피니언스닷컴’을 비롯해 ‘아이노우즈닷컴’ 등이 있다. 국내에서 ‘레뷰’를 꼽을 수 있다.
‘블로그 전성 시대’를 맞아 블로그 전문 검색도 등장했다. 온네트가 선보인 ‘나루’는 블로그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검색해 준다. ‘해모수는 첫 여행 정보 전문 검색 엔진이다. 투어프레스와 다음소프트가 공동 개발했다. 항공권에서 해외 호텔· 국내 여행· 해외 자유 여행 등 다양한 상품 정보에서 여행 카페, 블로그, 이미지까지 여행에 관해서만은 최고다. 이 밖에 인물 전문 검색 엔진 ‘스포크닷컴’, 채용 정보 전문 ‘씨올닷컴’이 있다.
네티즌은 점점 전문화된 검색 정보를 원하고 있다. 개인화와 함께 전문화는 검색의 빼 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단지 이 시장을 작지만 강한 ‘새내기’ 전문 검색 엔진이 차지할 지, 아니면 방대한 인력과 자본· 노하우를 확보한 기존 ‘검색 공룡’이 충족해 줄지는 검색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관전 포인트다.
강병준·류현정기자@전자신문, bjkang@
◆주요 전문 검색 엔진 현황
1. 비컴 (become.com) / 쇼핑몰
2. 해모수 (hemosoo.com) / 여행
3. 스포크 (spock.com) / 인물
4. 씨올 (cxiol.com) / 채용
5. 나루 (naaroo.com) /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