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세트 사업 호조로 국내 매출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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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15일 실적 발표에서 가장 눈여겨 볼 대목은 ‘세트’ 사업이 마침내 안정 궤도에 진입했다는 점이다. 정보통신총괄은 휴대폰 판매를 전년에 비해 42%나 늘리면서도 영업이익율도 1% 포인트 더 높였다. 1억6100만대 판매에 11%대 영업이익률이다. ‘최지성’식 변화가 가시화했다는 평가다.

 세계 넘버원인 TV와 효자 품목인 프린터를 앞세워 디지털미디어(DM)총괄도 역대 처음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원대에 올라섰다. 골칫거리였던 생활가전은 지난해 해외 매출이 늘면서 마침내 연결기준 흑자로 돌아섰다. 세트 사업의 호조 덕분에 지난해 국내 매출도 12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반도체와 LCD가 삼성전자의 외형과 이익을 좌우했던 과거와 사뭇 달라진 양상이다.

 ◇세트가 떠받친다=최지성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1년전 취임하면서 외형 성장과 수익율 향상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선언했다. 신흥시장의 중저가폰 물량 확대와 내부 체질 개선을 내걸었다. 당시만 해도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결과는 주효했다. 세계 휴대폰 판매 증가율의 두배 수준인 42%의 판매 신장을 기록하면서도 이익율까지 높였다. 매출 규모도 반도체를 앞질러 19조5500억원으로 사업총괄 가운데 최고에 올랐다.

 DM총괄은 TV와 프린터, 컴퓨터 사업의 지속적인 호조로 역대 처음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전년 5800억원에 비하면 거의 배 가까운 수준이다. 본사 기준 3조5200억원의 매출에 그친 생활가전 사업은 연결기준 15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로 반전했다. 셋트 매출 비중이 절대적이면서 이익율은 훨씬 좋은 국내 사업은 지난해 12조원의 매출을 돌파해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 저환율과 높은 원자재 가격에 전세계 세트 메이커들이 하나같이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만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에 가려져 있던 세트 사업이 안정 궤도에 들어섰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수익 포트폴리오 강화=당장 올해 실적 전망은 반도체에 달려 있지만 세트 사업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이다. 반도체에 의존했던 수익 포트폴리오가 다변화했기 때문이다. 2006년만 해도 전체 연결기준 영업이익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61%에 이른다. 실적이 화려해도 반도체 시황이라는 ‘천수답’에 기대는 불안정한 구조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정보통신 33%, 반도체 28%, LCD 25%, DM 12%, 생활가전 2%로 바뀌었다. 반도체만 회복되면 주우식 IR팀장이 밝힌 “내년에 1300억달러의 매출로 전자부문 세계 1위로 올라서겠다”는 선언도 낙관할 만하다.

  서한·김규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