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18부4처`를 `13부2처`로 줄이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정부 조직개편안에 따라 총리실의 위상도 급격히 축소되게 됐다.
인수위는 현재 비서실과 국무조정실 `2실`로 구성된 총리실의 두 개 조직을 하나로 통합해 총리실 1실 체제로 유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개 조직의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긴 하지만 외견상 국무조정실의 명칭이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장관급 자리인 국조실은 애초 지난 73년 차관급인 행정조정실로 출발한 뒤 94년 명칭은 그대로 유지한 채 직급만 수석 차관급으로 격상됐다. 이어 국민의 정부 시절인 98년 명칭이 국조실로 바뀌고 직급도 장관급으로 격상됐다.
국조실이 사실상 명칭을 잃게 됨에 따라 총리실의 권한은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담당해 온 국무조정 기능의 상당부분도 청와대로 넘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정수석과 정무수석 제도 등이 모두 폐지되는 것은 물론 사실상 `내치`를 담당하며 `힘`을 과시했던 총리의 권한이 대통령 보좌 및 일상적인 국무조정 기능으로 크게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총리가 `자원외교`라는 독자적 영역을 갖게 되지만 전체적으로 위상이 축소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인수위 관계자는 "두 개 조직을 합하더라도 총리실이 여전히 국무조정 기능을 하게 된다"면서 "그러나 그동안 청와대와 중복됐던 기능은 더 이상 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해 민정, 정무수석 등의 폐지를 시사했다.
조직이 축소됨에 따라 총리실 인원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총리실 인원은 타부처 파견인력 260여 명을 포함해 총 600여명(비서실 80명, 국무조정실 500여명)으로 김영삼(YS) 정부의 200여 명에 비해 3배 가량, 김대중(DJ) 정부 및 참여정부 초대 고 건 총리 때의 300여 명에 비해 배 가량 늘어났다.
이는 청와대 인력규모(경호원 제외시 500여 명)를 웃도는 것으로, 지난 2004년 6월 `실세총리`, `책임총리`로 불리던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취임한 이후 인원이 급격히 늘어났다.
일각에서는 총리실이 규모 상으로만 보면 YS 정부 시절 수준으로 되돌아 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인수위 관계자는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으로 탄생한 국민의 정부 시절부터 총리의 권한이 막강해진 만큼 총리실의 권한과 기능을 축소한다면 그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인수위는 총리가 위원장인 53개 위원회 가운데 유명무실해진 상당수 위원회를 폐지하고 태스크포스(TF) 형식으로 출범한 뒤 계속 유지되고 있는 용산민족역사공원건립추진단, 방송통신융합추진지원단, 과거사관련위원회, 권고사항처리기획단 등도 대폭 정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복마전`으로 지적되고 있는 복권위원회 사무처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