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비만과 고혈압의 연결고리가 되는 단백질을 찾아내고 그 기능을 규명, 새 고혈압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숙명여대 생명과학부 양영 교수팀은 16일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새로운 단백질인 ’CTRP1’을 발굴하고 이 단백질이 고혈압을 일으키는 호르몬의 생성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는 비만환자가 고혈압에 잘 걸리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지방세포에서 생성되는 CTRP1 단백질에 있음을 밝혀낸 것으로 미국실험생물학회 학술지인 ’FASEB 저널’ 최신호에 게재됐다.
양 교수팀은 비만 관련 단백질군을 연구하던 중 비만동물 모델 쥐의 지방조직과 부신피질에서 많이 발현되는 ’CTRP1’이라는 단백질이 고혈압을 일으키는 알도스테론이라는 부신피질 호르몬의 생성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비만상태가 되면 지방조직이 커지고 이렇게 늘어난 지방조직에서 CTRP1 단백질이 더 많이 만들어지면서 CTRP1의 혈중농도가 높아지게 된다. CTRP1의 혈중농도가 높아지면 부신피질에서 알도스테론 생산이 증가하면서 고혈압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부신피질 세포를 이용한 실험에서는 알도스테론 생산량이 CTRP1의 양에 비례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고혈압 환자들의 경우 CTRP1의 혈중농도가 높은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양 교수는 앞으로 CTRP1 수용체를 발굴하는 연구와 함께 유전자 조작을 통해 CTRP1이 만들어지지 않는 동물모델을 만들어 CTRP1과 혈압의 직접적인 관계를 밝혀내는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양 교수는 “현재 사용되는 고혈압 치료제 중 대표적인 것이 앤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인데 앤지오텐신 역시 CTRP1 생성을 촉진한다”며 “이 연구결과는 앤지오텐신이 고혈압을 유발할 때 CTRP1을 매개체로 사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