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서에 사는 A씨는 할인매장에서 장을 보는 게 이전보다 편해졌다. 계산을 스스로 하기 때문이다. 매장에 들어갈 때 휴대형 바코드 스캐너를 받아 카트에 물건을 넣을 때마다 직접 바코드를 인식시킨다. 물건을 다 고른 후 계산원에게 스캐너를 주고 계산만 하면 된다. A씨는 매장을 나서며 기존 계산대에서 상품 바코드 인식을 기다리며 늘어선 사람들을 보며 기분이 좋아졌다. 모토로라의 무인 계산 시스템 ‘스마트 셀프 체크(Smart Self-Check)’ 시스템을 운용할 이마트 수서점의 다음달 모습이다.
바코드(Barcode) 시스템 적용 영역이 계속 확장되고 있다. 등장한 지 30년이 넘는 기술이지만 관련 업체들은 끊임없이 새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했다. 최신 기술을 도입하는 것만큼 기존 기술을 활용한 지속적인 아이디어 창출도 산업 성장 동인임을 시사했다.
모토로라코리아(대표 길현창)는 최근 신세계 이마트 수서점에 8대의 ‘스마트 셀프 체크’ 시스템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마트 월계점,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영등포점 등에도 무인 계산대가 있었지만 출구에서 한꺼번에 상품 바코드를 인식시키는 방식이다. 고객이 직접 휴대용 스캐너를 활용하도록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유럽 등지에선 무인으로 스캐너 반납과 계산까지 하도록 했지만 일단은 국내 소득수준 및 고객 성향 등을 고려해 계산원의 스캐너 수거와 계산 작업을 거치도록 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도입 대수와 고객 수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고정형 무인계산대보다 고객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 수서점은 2월 이 시스템의 시범 운용을 시작한다.
바코드 업체들의 신영역 개척도 활발하다. HHP와 모토로라는 국내 약국체인에 올해 말까지 총 5000대의 바코드 스캐너를 공급하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병원에서 발급한 처방전의 바코드를 읽어 바로 관련 정보를 제약협회, 보건복지부 등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다. 이전에는 약국 직원이 일일이 키보드로 정보를 입력해야 했다. 이들 업체는약국 대상 영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모토로라는 농협 직원이 각종 고지서를 수납할 때 관련 내용을 직접 입력할 필요가 없도록 작년 6월부터 농협 전 지점을 대상으로 한 바코드 스캐너 공급을 시작했다.
전자태그(RFID)의 등장에도 불구 바코드 적용 사업 모델이 끊임없이 진화하는 것에 업계 전문가들은 지속적 아이디어 개발이 뒷받침됐다고 설명했다. 김경석 모토로라코리아 상무는 “RFID·USN·바코드 모두 정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중앙으로 전달한다는 본질은 동일하다”며 “구 기술을 이용하는 산업도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개발하면 계속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