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은 소통의 예술이다.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현장에서 배우와 관객은 소통하고 그 정도에 따라 관객이 받아들이는 내용도 조금씩 달라진다.
연극열전은 연극은 어렵고 대중에게 다가가기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연극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2004년에 열린 기획전이다. ‘에쿠우스’ ‘불 좀 꺼주세요’ 등 15편의 작품을 공연해 17만관객을 모아 흥행에 성공했다.
4년 만에 연극열전2로 부활했다. 역시 대중이 찾는 연극을 만들기 위해 작년 12월 영화 감독 장진이 연출한 ‘서툰 사람들’을 시작으로 1년간 열전에 들어갔다.
‘늘근 도둑이야기’는 연극열전2의 두 번째 작품이면서 2008년 첫문을 연 연극이다. 영화 ‘화려한 휴가’의 김지훈 감독의 첫 연극 연출 도전작이기도 하다.
두 늙은 도둑은 마지막 한탕을 위해 금고를 털기로 결심한다. 찾은 곳은 미술품 금고다. 개조차 잠드는 2시에서 4시 사이에 금고를 털겠다 결정한 이들이 때를 기다리며 나누는 대화에 관객은 끊임없이 웃음을 터뜨린다. 대화 중간 정치, 사회, 경제에 대한 비판과 고위층에 대한 가벼운 조롱은 이 연극이 풍자 코미디극임을 확실히 보여준다. 무엇보다 두 배우들이 넘치는 끼로 구사하는 언어 유희는 관객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인기 드라마 ‘뉴하트’의 감초 역할을 하는 배대로 역의 박철민 등 영화배우를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도 관객에게는 또다른 즐거움이다.
연출자인 김지훈 감독은 “사회 문제를 심각하게 건드리기보다 마당놀이처럼 사회를 풍자하고 조롱하며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연극을 만들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연극 내내 관객은 즐겁게 웃었지만 마당놀이의 풍자와 해학에 담긴 날카로움이 부족한 게 아쉽다.
지난 4일 첫 공연을 시작한 늘근 도둑이야기는 3월 9일까지 대학로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 극장에서 상연된다. 가격은 일반 3만5000원. 학생 2만5000원.
연극열전2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동숭아트센터 씨어터컴퍼니 홈페이지(www.idsartcenter.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