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e & 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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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와인붐이 일면서 술자리에서 비즈니스 상담을 하는 분위기가 참 편해졌어요.”

 브래들리 벅 월터 오티스엘리베이터 대표 겸 부사장은 한국의 와인열풍이 참으로 반가운 현상이라고 말을 꺼냈다. 서울에 부임한 지 벌써 15년. 김치찌개를 즐길 정도로 한국사람이 다 됐지만 독한 위스키를 강권하는 한국식 접대문화는 좀처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는 설명이다. “요즘에는 사업상 만나는 분들도 와인바에 가는데 익숙하더군요. 한국의 경제발전이 음주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습니다.”

 브래들리 부사장은 서양사람이 콜라처럼 마시는 와인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며 우리나라 와인문화에 거품을 좀 빼라고 충고했다. 특히 미국 슈퍼마켓에서 10달러도 안 하는 저가 와인이 한국 와인바에서 10배가 넘는 비싼 가격에 팔리는 기형적 가격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것.

 또 한국사람이 와인을 고를 때 가격대, 생산국가를 너무 따지지 말고 자신의 미각으로 직접 평가하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서울에 처음 왔던 90년대 초에는 원하는 와인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해외출장 나갈 때 한두 병씩 사들고 왔었지요. 요즘 한국 와인숍의 다양한 리스트를 보면 한국사회의 변화가 빠르다는 사실을 실감합니다.”

 그는 승강기를 수출하기 위해 중요한 바이어를 만날 때면 의미가 담긴 와인을 선물한다. 한국오티스가 해마다 주요 고객에게 선물하는 와인도 그가 직접 10여종의 와인을 직접 맛본 다음에 고른다. 캘리포니아 출신의 브래들리 대표가 지난 연말에 선택한 선물용 와인은 뜻밖에도 이탈리아 끼안티 와인이다. 비슷한 가격대의 칠레, 미국와인보다 힘은 좀 약해도 이탈리아 요리와 함께 마시면 찰떡궁합이란다.

 어떤 와인을 가장 좋아하느냐고 질문했더니 멋진 대답이 나왔다. “사랑하는 가족과 멋진 음악, 맛있는 음식과 함께하는 와인이 최고지요. 이탈리아 와인은 가족과 함께 파스타를 먹는 모습과 어울립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브래들리 벅 월터 오티스 대표의 추천와인>

▶와인: 베라자노 끼안티 클라시코(Verrazzano Chianti Classico)

▶빈티지: 2004년

▶생산국 및 지역: 이탈리아 토스카나

▶종류: 레드(Red)

▶맛 : 미디엄 드라이

▶포도품종: 산지오베제, 카나이올로 네로

▶음식궁합: 파스타, 피자, 스테이크.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