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는 껍데기에 불과하다?’
기업 정보화시스템의 기본 ‘건물’이 되는 서버·스토리지가 ‘창고’ 취급을 받으며 업계에서 ‘박스’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다. 중대형 컴퓨팅에서 하드웨어(HW) 관련 기술은 이제 평준화됐다는 인식이 그 배경이다.
그러나 ‘HW는 진보하고 있다’. 창고 건물이 인텔리전트 빌딩으로 변신하면서 입주자가 일일이 편의시설을 갖출 필요가 없는 첨단 복합건물로 변신하고 있다. 소프트웨어(SW)적으로 구현된 기능이 HW에 빌트인되면서 다양한 SW 설치로 인해 파생될 수 있는 충돌을 피할 수 있다. 이는 관리비용 감소와 추가 설치 비용 부담을 줄여준다. 아키텍처의 변화와 빌트인으로 인해 고객이 ‘인텔리전트 빌딩(HW)’의 기본 인프라에 또 다른 편의시설(SW)을 부담 없이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편의시설 빌트인 건물로 변신=지난 10여년 동안 중대형 서버·스토리지업계는 환경 변화에 따른 기능 향상을 HW적 개선보다는 SW적 방법으로 처리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HW는 외부에서 SW적으로 처리해 온 주요 기능을 ‘빌트인’으로 구현하기 시작했고 ‘쿼드코어 칩’을 활용해 한 건물에 관리인을 한 명만 두면서도 4명을 두는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내장재도 달라져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보다 성능이 뛰어난 솔리드스테이트디스크(SSD)로 일부 대체하고 있다.
◇기본 아키텍처의 변화=1980년대에 공유 캐시 기반의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가 나온 이후로 이 구조는 현재까지 시장에서 주도적인 스토리지 아키텍처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새로운 아키텍처를 개발해 효율을 높이면서 비용을 줄이려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대표적인 변화는 그리드 스토리지다. 그리드컴퓨팅의 개념은 이미 오래 전에 나왔지만 이것이 HW에서 직접 구현되기 시작한 것이다. 표준 HW 기반의 노드(프로세서·캐시·디스크·인터커넥트로 구성)를 그리드 구조로 상호 연결해 독립적인 노드의 병행 프로세싱으로 기존 하이엔드 이상의 성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아키텍처를 가진 스토리지의 출현으로 계층적 스토리지 관리(TSM)나 정보생명주기관리(ILM) 등의 SW가 필요 없게 된 것이다. 이 구조를 채택한 스토리지는 아이실론과 XIV(IBM이 인수) 제품이 대표적이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