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 능력`이 검색 경쟁력 좌우한다

[新(신)검색 패권 시대](5)정보를 만들어라

 검색의 종착역은 어디일까. 검색(檢索)의 사전적 의미는 ‘책이나 컴퓨터 안에 있는 자료 가운데 목적에 따라 필요한 자료를 찾아내는 일’이다. 검색 엔진은 지난 세월 동안 진화를 거듭해 왔다. 인터넷을 만나 검색 역사가 시작됐고 구글과 네이버 시대에서 꽃을 피웠지만 이를 ‘끝’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시작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경일 솔트룩스 사장은 “인터넷이 있는 한 검색은 끝없이 진화한다” 라며 “검색이 바로 인터넷의 역사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비중이 높아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검색의 경쟁력은 시간이 흐를수록 바뀌었다. 초기에는 방대한 데이터베이스가 관건이었다. 원하는 답에 많은 자료를 제시해 주는 게 중요했다. 이어 “누가 더 정확한 답을 주느냐”가 화두로 떠올랐다. 구글과 네이버는 이 흐름을 적절하게 밟아 ‘성공 신화’를 썼다. 미래 검색은 지금과 또 다르다. 오히려 존재하는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 내는 ‘검색 이상의 검색’이 떠오를 것이다. 컴퓨터가 정보를 분석하고 가공해 새로운 정보를 만드는 형태다. 가령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당한 때는 언제죠’, ‘우리나라 최초로 노벨상을 수상한 사람은’ 과 같은 질문에 각각 1963년 11월 22일, 김대중 대통령이라는 정답을 꼭 집어 주는 식이다.

이런 개념에 가장 근접한 기술이 바로 ‘시맨틱 웹’이다. 시맨틱 웹은 컴퓨터가 정보를 읽고 이해해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인공 지능형 웹을 말한다. 국내에서도 솔트룩스· 시맨틱스 등이 시맨틱 웹 기반의 차세대 검색 서비스 개발에 시동을 건 상태다. 서울대 출신의 신생 검색업체 ‘레비서치’도 차세대 검색 개발을 앞두고 있다. 이 회사 안상일 사장은 “거대 검색 공룡의 정보 독점으로 인터넷 정보 시장이 왜곡되고 있다” 라며 “링크의 신뢰도를 측정해 가중치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검색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라고 말했다.

이미 글로벌 인터넷 업체도 차세대 검색 패권을 위한 물밑 경쟁을 시작했다. 구글은 개방형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와 비슷한 서비스 ‘놀 (Knol)’을 준비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몇 가지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먼저 혁신 서비스를 추구한다는 구글의 믿음에 금이 갔다. ‘집단 지성’을 모토로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위키피디아’ 모델을 본떴기 때문이다. 또 정보를 소유하지 않고 검색만 집중해서 성공했다는 구글 철학도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정보를 생성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과 달리 스스로 정보 생산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구글이 네이버와 함께 여전히 넘지 못하는 ‘산’ 으로 분류되는 중국의 검색업체 ‘바이두’도 마찬가지다. 바이두는 검색 서비스에 특화하면서도 △지도 혹은 각종 주제마다 사용자가 게시판을 만들 수 있는 코너 △ 사용자가 만드는 백과 사전 등 정보 가공 생산 전략으로 중국 1위를 지켰다.

검색의 진화는 여러 갈래지만 방향은 하나다. 바로 정확한 답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보 가공 즉 ‘데이터 마이닝’ 이 필수적이다. 질문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핵심 키워드를 추출해야 한다. 키워드 위주로 답을 찾기 보다는 질의 유형과 같은 개체를 찾아 사용자에게 정답을 집어 줘야 한다. ‘키워드 매칭’ 방식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 인공 지능으로 정보를 만들 수 있어야 검색도 경쟁력이 생긴다. 미래 검색 엔진의 화두가 결국 ‘정보 창조’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결국 검색 패권 시대의 주인공도 기술 모방이 아닌 기술 창조 기업에 돌아갈 것이다.

강병준 기자@전자신문, bjkang@, 류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