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통신 인프라 시장에 영향을 미칠 요인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설비투자·영업비용 절감을 위한 IP 컨버전스 기반 네트워크 구조조정 △기업 및 소비자용 애플리케이션의 효율적 제공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 △음성 액세스 서비스 기반 기존 비즈니스 모델 재구성 등이다.
IDC는 이들 요인을 반영해 통신 인프라 10대 트렌드를 선정했다.
#1. All-IP로 네트워크가 통합되는데 기여하는 가장 큰 요인은 비디오 전송이다. 트리플 플레이 서비스는 과도한 네트워크 트래픽을 유발한다. TV나 PC, 휴대폰으로 데이터와 비디오 애플리케이션을 전송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의 통합 및 확장이 불가피하다. 이런 추세는 광 장비와 IP 라우터, 이더넷 스위치, 액세스 장비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는 요인이 된다.
#2. 세분화되고 맞춤화된 광고의 활성화로 관련 장비의 투자가 증가한다. 번들 서비스는 네트워크에 대역폭을 늘리고 있지만 번들로부터 창출되는 전체 매출액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세분화된 지능형 광고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정보 수집과 저장, 데이터 마이닝과 알고리듬을 위한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이에 따라 스토리지와 주문형 서버, 광고 서버 등 전통적인 기술들이 서비스 사업자의 네트워크와 데이터 센터에 적용될 것이다.
#3. 콘텐츠 제공 업체의 네트워크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진다. 구글, 야후, MSN, 아이튠즈 등 몇몇 업체들만이 콘텐츠 시장을 이끌어왔지만 최근 다양하고 전문화된 콘텐츠 제공 업체들이 출현했다. 지난해엔 데이터센터 애플리케이션 지원용 스토리지, 서버 등의 설비투자와 데이터 액세스 지원을 위한 라우팅 및 스위칭 장비투자, 데이터센터 연결을 위한 광 네트워크투자가 거의 200%나 증가했다. 올해 투자규모는 작년을 상회할 전망이다.
#4. 와이파이 메시(mesh) 네트워크의 보급이 정체 국면에 빠지는 반면 와이맥스의 보급률은 향상된다. 지난해 와이맥스와 와이파이 메시 네트워크의 토대가 마련됐다. 올해는 와이맥스가 모멘텀을 확보하면서 전세계로 확대될 것이다. 반면 비즈니스 모델의 결함과 보안 문제로 인해 와이파이 메시의 부진이 예상된다. 와이맥스는 북미 이외의 지역에서 그 확산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5. 무선 분야에서는 3G와 차세대 로드맵이 속속 발표되면서 이동전화 기술이 여전히 우위를 보이게 된다. 이동전화 기술에 대한 투자 규모는 와이맥스와 와이파이 메시를 크게 능가할 전망이다. 모바일 광대역 분야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2008년엔 3G 인프라에 대한 통신 사업자들의 투자가 본격화될 것이다. LTE(Long Term Evolution)와 UMB(Ultra Mobile Broadband) 로드맵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관련 표준화 완료도 빨라진다.
#6. 서비스 사업자들의 네트워크 혁신 계획에 따라 OSS와 BSS 전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진작된다. 안정성이 높은 표준 인터페이스와 표준형 모델에 입각한 COTS(commercial off-the-shelf)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가 급증할 것이다. IDC는 시스템 통합 업체와 서비스 업체들이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비즈니스 프로세스 관리나 서비스 컨설팅 등 보다 전략적인 분야로 진입하면서 OSS/BSS 서비스 시장의 전환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한다.
#7. 신흥 통신 시장에서의 매니지드(Managed) 서비스가 선진국이나 성숙한 시장에 비해 훨씬 빠르게 성장한다. 선발 통신 사업자들은 네트워크 인프라의 성능 및 유연성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후발 사업자들은 엔드 투 엔드 고객 경험을 강화하기 위한 내부 리소스에 초점을 맞춰 벤더나 시스템 통합 업체들로부터 매니지드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와 유럽 시장에서 후발 이동전화 사업자들의 도입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8. 통신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서비스가 장비 벤더들의 주요 차별요인이 된다. 네트워크와 IT 인프라의 통합을 비롯해 구글과 같은 웹2.0 기업의 영향력이 확대됨에 따라 통신 사업자들은 기존의 음성 액세스 서비스에 편중돼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재검토하게 될 것이다. 통신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제공할 수 있는 벤더들의 입지는 그만큼 견고해질 것이다. 틈새 시장에 주력하는 벤더들이라면 대형 인프라 제공 업체들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
#9. 시스템과 통신 플랫폼 간의 통합 및 연동이 강화된다. 지난 18개월간 지속된 OSS/BSS 업계 인수합병 바람은 올해도 지속된다. 오라클, IBM, HP, SAP 등의 OSS/BSS 분야 영향력 증대는 전통적인 OSS와 과금 기능 및 기업용 시스템 간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OSS/BSS 시스템과 서비스 전송 플랫폼(SDP) 환경 간의 통합도 예견된다. SDP는 OSS 및 과금 시스템과 연동된다. 서비스지향 아키텍처(SOA) 등 기업 통합과 관리 툴 분야에서 강점을 보유한 공급 업체들이 이러한 통합을 이끌 전망이다.
#10. IT가 통신 인프라를 혁신한다. 통신 인프라의 통합에서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IT가 대폭 도입될 전망이다. 이를 선도할 대표적인 기술로는 표준형 랙 및 블레이드 서버와 스토리지, 캐리어급 리눅스, 표준화된 미들웨어, IMS, 서비스 전송 플랫폼, SOA 등과 같은 COTS 기술이다. 주목해야 할 또 다른 분야는 통신 시스템 통합 시도에 IT를 접목시키려는 IBM과 HP 등 시스템 통합 업체들이다. 통신 업계는 서버와 스토리지 분야에서 가장 큰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인규 한국IDC 커뮤니케이션리서치그룹 선임연구원 ihan@id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