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로봇도 중국으로 생산기지 옮겨

청소로봇도 중국으로 생산기지 옮겨

 청소로봇업체들이 잇따라 생산기지를 중국 광둥으로 이전하거나 위탁 생산하는 계획을 추진한다. 당장 국내에서 중국산 저가 공세는 물론 해외 시장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육책이다. 그러나 정부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한 지능형 로봇이 국내에 장을 형성하기도 전에 중국산에 밀리고 ‘생산 공동화 현상’까지 초래하게 됐다.

 유진로봇(대표 신경철)은 오는 5월부터 청소로봇의 미국 수출형 모델 ‘플러스 알파’를 중국 공장에서 양산한다. 유진로봇은 지난해 청소로봇 내수판매가 급감하면서 경영실적이 나빠지자 올해는 생산기지 중국이전을 통해 해외 수출 시장을 뚫는다는 계획이다. 회사측은 청소로봇 공장이 밀집한 중국 광둥이 생산기지로 유력하다는 설명이다. 신경철 유진로봇 사장은 “미국 청소로봇시장을 뚫기 위해 보급형 모델이 필요하다”면서 “중국공장을 가동해도 기존 청소로봇 모델을 당분간 국내에서 제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이스로봇(대표 정국현)도 오는 6월까지 중국 광둥에 청소로봇 양산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중국 부유층을 겨냥한 고급형 청소로봇을 현지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이스로봇은 청소할 방만 찾아가는 항법기능을 내장한 ‘로웰 950’시리즈를 개발해 국내외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이 회사 허주표 부사장은 “중국 제조업체가 현지 마케팅까지 담당하는 조건으로 청소로봇 생산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려면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로봇업체들이 생산기지로 눈독을 들이는 중국 광둥은 세계 1위인 아이로봇의 ‘룸바’ 시리즈를 비롯해 전세계 청소로봇 물량의 95%를 제조한다.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청소로봇을 만들 경우 30∼40%까지 원가절감이 가능하다고 추정했다. 여타 제조업종과 마찬가지로 청소로봇업체들도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려면 중국이 유일한 탈출구인 셈이다. 지능형 로봇업체들의 생산기지 중국이전이 가속화됨에 따라 시중에 국산 청소로봇의 비중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