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 회사에 근무하는 20대 커리어우먼 민지혜씨는 부모님 선물 고민을 하다가 소형 게임기를 샀다. 치매 예방을 위해 뇌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소형 게임기에 마음이 닿았기 때문이다. 복잡하고 어려워 어르신이 못쓰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역발상으로 ‘깜짝 즐거움’을 줄 수 있다. 받자마자 수납장으로 가는 식상한 선물보다 젊은층의 전유물이다시피한 IT기기가 되레 효도 상품으로 변신하고 있다.
◇치매 예방용 게임기=최근 10∼30대까지 가장 갖고 싶어하는 선물이 바로 소형 게임기다. 지난 1년간 100만대가 넘게 팔린 닌텐도DS는 치매 예방이라는 광고 카피로 구매자를 유혹한다. 닌텐도 측 관계자는 “정해진 조작 방법이 없다는 것이 특징으로 게임마다 상황이 달라지는 등 두뇌활용이 필수”라고 말했다. 게임팩 중 ‘매일매일 DS 두뇌 트레이닝’은 노인들이 즐기기도 비교적 쉬운 두뇌 훈련 게임으로 구성됐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앨범 대신, 디카와 디지털 액자=설날 손자의 재롱을 담고 싶은 어르신에게 깜찍한 디지털카메라와 이렇게 찍은 사진을 현상하지 않고 볼 수 있는 디지털 액자도 효자 IT 상품 후보다. 삼성테크윈 측은 “어른들이 사용하기 쉽도록 예전 사진기처럼 간단한 기능만 갖춘 저렴한 디지털카메라 제품 수요가 명절 전에 많다”고 말했다. 인터넷 쇼핑몰인 롯데닷컴은 사진 감상, 동영상 구현은 물론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별도의 연결 없이 PC에 저장된 사진을 볼 수 있는 디지털액자를 설 상품 특집으로 편성했다.
◇영상폰·효도폰·효PC도 인기=SK텔레콤·KTF 등 통신사업자들은 최근 영상폰으로 부모님과 통화하라는 광고메시지를 내보낸다. 인터넷 유통업계도 영상폰 등을 효도 품목에 넣어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버튼이 큰 전화기도 여전히 인기 품목이다.
인터파크가 설 품목으로 업그레이드해 내놓은 50만원 미만의 ‘인터파크Z 효PC’도 관심 품목이다. 불필요한 기능을 빼고 인터넷 접속을 쉽게 한 PC다. 지난해 5월 출시 이후 매달 매출이 30% 가량 증가했다고 인터파크 측은 밝혔다.
◇‘효’ 주변기기도 눈길=옥션은 유선·위성·DVD 등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는 노인전용리모컨을 전략 상품으로 판매한다. 명절에 노래방에 가지 않고도 가족과 신곡을 즐길 수 있도록 마이크를 PC나 TV에 연결만 하면 휴대형 노래반주기, 작은 글씨를 읽을 때 글씨를 확대시켜 줘 눈의 피로감을 덜어주는 랜턴 확대경, 8단으로 된 숫자 큰 계산기 등도 인터넷쇼핑 업체들의 히트 예감 품목이다.
김규태·차윤주기자@전자신문,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