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D램 업계 구조조정 신호탄이 감지됐다.
세계 7위 D램 업체인 대만의 프로모스가 2월 춘절기간 동안 10일 정도 생산을 중지하기로 한 것.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 주식이 D램 감산의 수혜를 볼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프로모스의 감산 소식이 당장 D램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주식시장에는 상당부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프로모스의 D램 시장 점유율이 겨우 3.5%에 불과하고, 10일의 생산 중단으로는 감산량이 얼마 안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장 D램 수급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더라도 투자자들의 심리개선으로 반도체 관련 회사 주가 움직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프로모스 감산 소식 후 삼성전자 와 하이닉스 주가는 18일 종가기준으로 각각 3만7000원(7%), 3650원(12.1%) 올랐다. 본지 1월 18일자 24면 참조
굿모닝신한증권 김지수 연구원은 “시장이 바라던 D램 구조조정 시그널이 왔다”며 “주가는 경기보다 선행하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같은 주식의 경우 추가적인 시그널만 있으면 언제든 상승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연구원은 “하이닉스의 경우 4분기 적자가 클 것으로 예상되고, 올해 1분기 실적도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D램 수급상황이 개선돼 가격반등이 있기까지 공격적으로 매수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후발업체들의 감산 움직임이 일시적인 흐름이 아니라는 것도 반도체 선두 업체들에게는 호재로 보인다. 대만의 프로모스와 독일의 키몬다는 지난해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마이너스 42.2%와 마이너스 28.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고, 4분기에도 큰 폭의 적자가 예상된다. 프로모스의 경우 하이닉스로부터 80nm D램 스택 기술을 이전, 양산에 적용하고 있으나 차세대 66nm 양산 기술은 아직도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어 올해에는 원가 경쟁력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현대증권 김장열 연구원은 “프로모스의 이번 D램 감산 배경은 심각한 영업적자에서 비롯됐다”며 “파워칩·난야·렉스칩 등의 후발업체들도 프로모스와 비슷한 상황이기 때문에 감산 움직임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후발 업체들의 감산 결정이 가시화되더라도 미국발 PC 수요 위축 가능성에 따라 D램 수급상황을 근본적으로 호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지나친 낙관을 경계했다. 그러나 상위 반도체 업체들이 기술력과 높은 수율을 확보하고 있어 주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형수기자@전자신문, goldlio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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