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IT’가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도 친환경 바람이 거세다. 전력소모량이 많아진 방대한 규모의 서버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IDC의 생존요건으로 자리잡았다. 최근 2600㎡(약 800평) 규모의 차세대 IDC를 개소한 호스트웨이IDC(대표 김성민)의 분당IDC를 다녀왔다.
지난 18일 오후 경기도 분당에 자리잡은 호스트웨이의 분당IDC. 지난해 말 새로이 서버룸을 마련한 5층에 들어서자 냉방기에서 나오는 찬바람이 기자의 얼굴을 스쳐갔다. 겨울철이지만 사면이 꽉 막힌 건물 내부에서 찬바람을 맞으니 ‘전기먹는 하마’라는 IDC의 악명이 새삼 떠올랐다.
그때 박흥배 센터장이 “업계 최초로 외부 공기 도입시스템을 구축, 기존 IDC에 비해 냉각설비 동력비용을 27.9% 줄였다”며 기자의 ‘오버센스’를 막았다.
겨울철 외부의 차가운 공기를 항온항습시설로 유입시킨 후 이를 서버룸에서 발생하는 뜨거운 공기와 섞어 적합한 온도와 습도로 낮춰 재공급하는 환경 친화적인 시스템이라는 설명이다.
호스트웨이는 지난 2006년 10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총 1년 2개월에 걸쳐 기존 분당IDC의 5층 사무실을 서버룸으로 개축했다. 1개층을 IDC로 꾸미기 위해 들어간 돈은 200억원. 웬만한 IDC 하나를 만들만한 규모다.
이곳에는 하나의 UPS가 단일 구역만을 담당하는 모듈형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가 구축됐다. 기존 IDC가 4∼5년 뒤 최대 전력 수요에 맞춰 미리 전체구역에 UPS를 구축하는 것과 달리 서버도입상황에 맞춰 모듈 형식으로 추가하는 방식을 취했다. 자연스레 유지비용이 줄고 장애확산 가능성도 작아졌다.
이밖에 서버에서 발생한 뜨거운 공기가 천장으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특정 공간이 뜨거워지는 ‘열섬현상’을 막기 위해 서버가 서로 앞면을 마주하도록 배치됐다. 면적당 전력소모량이 늘어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랙당 전력공급량은 기존 2.2㎾에서 업계 최고 수준인 4.4㎾로 높아졌다. 현재 이곳에는 지난해 경쟁사에서 옮겨온 엠파스의 서버 일체가 운영되고 있다.
박흥배 센터장은 “안정적인 대용량 전력공급과 효율적인 항온항습시스템을 환경 친화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차세대 IDC의 과제”라며 “고객의 요구를 수용하면서도 ‘그린IT’를 유지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고 강조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