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마지막 반도체 공장 문닫는다

 ‘실리콘밸리 지역에는 실리콘이 없다.’

 미국 실리콘밸리 지역의 농담처럼 통하던 말이 ‘사실’이 될 예정이다. 반도체 산업의 산파 역할로 실리콘밸리라는 별명을 얻었던 미국 새너제이 일대에서 반도체 공장이 인력과 땅값이 저렴한 미국의 다른 주나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실리콘밸리닷컴은 40년 역사의 인텔마저 실리콘밸리 내에서 가동 중인 마지막 반도체 공장을 올 하반기에 폐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인텔은 최근 전 세계 8만6000명의 직원에게 보낸 메일에서 샌타클래라 본사 부근의 반도체 공장 ‘D2’가 3분기에 가동을 멈출 예정이며 500여명의 직원이 이번 결정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D2는 10만평방피트 규모를 자랑하는 실리콘밸리에 남은 마지막 대규모 반도체 공장(메인 팹)으로 1988년에 세워졌다. 이 공장은 애초에는 노어 플래시 칩을 생산했으나 이후에는 통신용 칩인 ‘X스케일’ 제조에 사용돼 오다 2006년 인텔이 X스케일 사업을 마벨그룹에 넘기면서 이렇다 할 제품을 생산하지 못했다.

 현재 인텔 반도체 공장은 미국 내에서는 오리건·애리조나·뉴멕시코·매사추세츠 등에 흩어져 있으며 이스라엘·아일랜드 등 해외에서도 가동 중이다. 현재 중국·베트남 지역에도 대규모 인텔 반도체 공장이 건설되고 있다.

 인텔 처크 무로이 대변인은 “실리콘밸리 지역에는 이제 반도체 소재인 실리콘 생산 물량은 줄어들고 기술개발만 남을 것”이라면서 “이는 지난 20년 동안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조금씩 진행돼 온 일”이라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