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새설계-대기업]부품·소재-LG필립스LCD

 LG필립스LCD(대표 권영수, LPL)는 올 한 해 전 세계 LCD 시장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과 수익성을 갖춘 진정한 승자가 된다는 목표다. 어떤 대외 환경속에서도 적정 수익을 낼 수 있는 ‘강한 체질’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이에 따라 LPL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과 이익을 낸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연초부터 긴장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비록 최고 실적을 내기는 했지만 지난 2006년 대규모 적자로 돌아섰던 회사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정도라는 생각이다. 회사 내부 분위기도 실적 개선을 목표로 삼았던 지난해 초의 각오와 다를 바 없다.

LPL은 올해 미래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LED 백라이트를 채택한 노트북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하기로 했다. 최근 노트북 시장에서 LED 백라이트 제품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LPL은 세계 LCD 패널 시장에서 그동안 외롭게 독자 진영을 지켜왔던 ‘IPS’ 기술 방식의 우월성을 적극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TV 시장이 대화면과 풀HD급, 120㎐ 기술로 진화하는 요즘 들어 120㎐ 기술의 장점이 한층 부각됐다는 판단이다. 대형 고객사이자 유수의 TV 메이커인 일본 마쓰시타도 자국내 LCD 패널 합작사인 ‘IPS알파’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어서 LPL과 더불어 IPS 기술 진영의 힘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와 e북, e뉴스페이퍼 등 첨단 신제품들도 연내 가시적인 개발 성과를 내 기술 주도권을 이어가기로 했다.

지난해 성공적으로 전개한 ‘생산성 극대화, 손실 최소화’ 활동을 올해는 한 차원 더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올해에는 기존 생산라인의 효율성을 30% 이상 높일 계획이다. 내부 품질 개선, 장비기술력 향상도 빼놓을 수 없는 3가지 중점 추진과제다. 구매전략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단순히 납품 단가 인하를 지양하는 대신, 협력사들과 보다 적극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원가 절감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기로 했다. 이 같은 본원적인 노력을 통해 원가 절감의 효과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판단이다.

LPL은 지난해 권영수 사장 취임 후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배려 경영’도 올해는 더욱 정착시키기로 했다. 회사 내부적으로 원활한 의사소통 구조를 확산시킴으로써 조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업문화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LPL은 신년 초 연구개발(R&D)에서부터 구매·영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걸쳐 ‘극한 도전’을 강조하고 나섰다. 내부 체질을 강화시켜 낼 수 있다면 아무리 힘든 시기가 닥쳐도 LPL 스스로 강한 내성을 발휘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뜻이다.

◇인터뷰-권 사장

“미래를 위한 준비, 성과 극대화, 배려경영의 확산을 세가지 중점 과제로 추진할 생각입니다. 특히 올해부터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미리미리 준비해 다가올 경영환경의 변화에 대비할 것입니다.” 권영수 사장은 이제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더욱 높은 목표를 위해 지름길로 갈 수 있는 전략을 구상 중이다. LED 백라이트를 채택한 패널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것이나 기존 설비의 생산성을 극한치로 끌어올리려는 노력, 다양한 품질개선 활동도 불확실한 미래에 착실히 대비하기 위한 전략이다.

그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가 되면 전 세계 LCD 패널 시장에 공급과잉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는 일부의 우려에 대해 다소 낙관적인 시각이다. 권 사장은 “전 세계 LCD 패널 업계가 8세대 투자를 공격적으로 한다는 전제에서 비롯된 걱정”이라며 “대다수 LCD 패널 업체들은 지난 2006년 공급과잉의 시기를 거치면서 이미 합리적인 출하 전략의 중요성을 각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최대의 경쟁사인 대만 업체들이 8세대 투자에 대해 시기를 늦추는 등 과거보다 한층 신중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올해 베이징 올림픽 이후 중국의 경기침체가 올 수 있다는 점과 유가 급등, 미국 경기악화 등 불안요인은 일시적으로 수요를 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늘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극한 도전을 통해 강한 체질을 갖추도록 주문하는 것은 결국 어떤 힘든 상황이 오더라도 꾸준히 이익을 낼 수 있는 훌륭한 회사를 만들기 위함”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LPL을 함께 이끌어 갈 인재에 욕심을 냈다. 강한 열정을 바탕으로 전문가를 지향하며, 배려를 기반으로 팀웍을 추구하는 인재다. 사실상 슈퍼맨을 요구하는 셈. 하지만 그는 “우리 임직원 모두는 일에 대한 열정으로 극한의 도전을 추구하는 인재, 최고의 전문성으로 성과를 내는 인재, 배려를 기반으로 조직력에 도움주는 인재가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