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대표 김종갑 www.hynix.com)는 새해 경영목표로 ‘지속가능 경영의 원년’이 될 것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 수익성 강화, 재무 안정성 확보, 신 성장동력 확충을 3대 경영방침으로 세웠다.
D램 가격 폭락으로 지난해 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은 상황에서 무엇보다 수익성 강화를 위한 전략에 집중했다. 마케팅 선임담당 김지범 전무는 “모바일, 네트워크 D램 그리고 싱글레벨셀(SLC) 낸드플래시와 같은 프리미엄 제품 시장에서 선전함과 동시에 SSD 시장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신제품 양산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올해 54 나노 D램에서 후발주자와의 간격을 넓히고, 48 나노 낸드플래시 양산을 통해서 1위 업체와의 간격은 줄이려 한다. 1분기에 세워지는 청주사업장 300㎜ 공장은 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생산 추진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 내 1위 지위를 강화하고 유망시장인 인도·러시아에도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자 한다.
재무 안정성 확보도 주요 관심 사항이다. 시장조사기관들은 지난해 D램 가격폭락으로 2008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실제적 투자액이 35%가량 감소할 것으로 봤다. 하이닉스도 지난해보다 약간 낮은 수준에서 투자액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재무 관리를 총괄하는 백한석 상무는 “효과적인 투자를 위해 보유한 200㎜ 자산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안정적인 자금을 조달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또 자금 유동성 예측 시스템을 확립, 효과적인 재무적 대응능력도 강화할 예정이다.
신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노력도 강화된다. 지난해 의욕적으로 시작한 하이닉스의 CMOS 나노이미지센서(CIS) 사업부도 하반기에는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하이닉스 측은 “주기적인 가격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 설명했다. 더불어 국제적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를 확보하고, 직원들의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통해 조직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중이다.
김정수 하이닉스 대외협력실 상무는 “올해도 시장 가격의 여러 가지 변화가 계속되겠지만 하이닉스는 100년을 내다보는 장기적인 계획 속에서 안정적으로 전진한다”며 “올해는 하이닉스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든든한 초석이 마련되는 시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인터뷰- 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 사장
“반도체 시장에 있어 지금 시기가 난세라면 하이닉스는 난세 영웅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은 “전문가들은 최소 1분기까지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만 영웅은 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늘 정면으로 돌파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하이닉스는) 어려움을 정면으로 극복하기 위해 생산성과 투자효율, 수익성에서 높은 성과를 보여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해 구축한 CMO 조직을 강화해 고객의 상품기획, 연구개발 단계부터 협력하고 능력을 평가받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김 사장은 이 방식을 통해 2008년을 중장기적 발전의 발판이 될 수 있는 ‘지속가능 경영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를 아쉬움이 많은 해로 평가했다. 지난해에 ‘성장동력 강화’를 경영목표로 정하고 최선을 다했지만 당초 목표치를 밑도는 안타까운 결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기대보다 미흡했던 윈도비스타 효과에도 불구하고 다행스럽게 수요증가는 지속됐지만 지난 3∼4년간 지속된 경쟁적 설비증가로 2001년 이래 최악의 공급초과와 경영불황을 겪어야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올린 성과도 많다. 김 사장은 “지난해 8월에는 사상 최초로 월간 생산량 100만장을 돌파했고 5대 메이저 업체 중 D램 성장률 1위, 낸드 성장률 2위를 기록하며 여전히 높은 하이닉스의 발전 가능성을 경쟁사들에 보여줬다”며 자신을 보였다.
김 사장은 “올해 비트성장률 기준으로 D램은 50∼60%, 낸드플래시는 120% 정도 성장하고 매출액 기준으로는 연간 8% 정도는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에는 무엇보다 수익성에 역점을 두고 경영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투자도 과감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김 사장은 “업계가 불황일 때는 공급 능력보다 기술력이 가치 있어진다”며 “지난해에는 업계 전반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후발 업체와 기술력에 대한 차별화가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후발주자들 중심으로 투자를 대폭 줄이는 기미들이 발견되는데 하강 국면에서 이런 신호는 긍정적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긴 호흡을 가지고 달려가는 하이닉스는 올해도 직원들과 함께 성공신화를 그려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문정기자@전자신문, mj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