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트론(대표 이희국 www.siltron.co.kr)이 글로벌 웨이퍼 전문업체로 새해 다시 한 번 도약한다. 일단 외형 목표는 올해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올해 300㎜ 반도체 웨이퍼 공장증설에 약 3100억원을 투입해 월 25만장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하반기에는 40%나 대폭 늘어난 월 35만장 수준으로 확대한다. 세계 웨이퍼 1, 2위 업체인 신에쓰와 섬코의 규모에 아직 못 미치지만 양산에 따른 원가절감 효과는 물론이고, 지난해 40% 안팎의 고성장률을 올해에도 이어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이는 외견상 목표일 뿐 더욱 중요한 과제는 ‘고객가치 혁신’을 통해 고객사들과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특히 웨이퍼 시장에서 고객사의 신뢰는 안정적인 웨이퍼 공급과 원가경쟁력 확보로 이어지는 핵심 과제다. 이를 위해 실트론이 올해 새로 내세운 기치는 ‘최고의 웨이퍼 비즈니스 파트너’다.
이미 실트론은 상당부분 성과를 보였다. 지난 2005년만 해도 신에쓰·섬코에 비해 고객만족도가 86%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92%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또 잇따라 장기 공급 계약을 함으로써 현재 6개 고객사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했다. 그동안 6개 고객사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품질교류회를 갖는 한편, 내부의 불필요한 규격을 개선해 원가 요인도 줄였다. 지난해에는 요청납기 대응 프로세스를 구축 완료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한층 더 수준 높은 고객가치 혁신과제를 내걸고 나섰다. 가장 중요한 세 가지 경영전략은 품질과 원가, 물류 경쟁력을 대대적으로 혁신하는 일이다. 품질 측면에서는 갈수록 디바이스 기술이 발전하면서 웨이퍼에 대한 요구 수준도 까다로워진데다 사소한 실수로 인해 고객불만을 야기하는 일도 끊이지 않는다. 실트론은 올해 고객사와 함께 차세대 제품 공동 개발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다양한 디바이스 제품별로 웨이퍼 설계단계부터 표준화를 추진, 고객사에 제안까지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는 상황에서 장기 계약 물량을 늘리는 것은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시급한 과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실트론은 고객사들과 공동으로 현재 불합리하고 불필요한 기술규격을 개선할 수 있도록 ‘선제안’ 활동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다품종 소량생산이 확대되고 재고 운영부담이 늘어나면서 물류 개선도 절실하다. 실트론은 재고회전일수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재고운영 최적화 방안을 도출해 낼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에는 해외 고객사들과 품질·기술 교류회를 더욱 활성화하고 공동 개발 활동도 지난해보다 대폭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인터뷰-이희국 사장
“우량 기업의 가장 큰 자산은 바로 참인재입니다. 흔히 우수 인재라고 하면 학벌이나 경력 등 외형적인 조건을 떠올리지만 참인재는 이와 무관합니다. 자기가 맡은 업무를 성공시키기 위해 어떤 난관도 극복하고 동료와 서로 격려하며 훌륭한 성과를 만들어내는 사람입니다.”
올해 실트론의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희국 사장의 신년 일성이다. 그가 말하는 참인재란 ‘Right People’, 즉 제대로 된 사람이다. 반도체 웨이퍼 전문업체인 실트론을 어떤 환경 변화에도 꿋꿋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사람에서 출발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사장이 생각하는 우선 과제는 기존 고객사들의 충성도를 높이고 신규 고객사를 적극 발굴하는 일이다. 그는 “기존 고객으로부터는 종전보다 훨씬 더 좋은 평가를 받아 주문량을 늘리고 초우량 전략 고객을 추가로 확보하는 과제가 급선무”라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세계 일류 고객사들과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만 실트론 역시 초우량 반도체 소재 전문 기업으로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기에 어찌 보면 당연한 말. 그는 올 한 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스스로 던지며 최선의 방안을 찾겠다고 했다.
두 번째는 품질·원가 경쟁력 강화다. “실트론의 제품이 가장 우수한 품질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올해 반드시 듣고 싶은 게 이 사장의 욕심이다. 이를 위해 품질 경쟁력 확보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할 참이다.
그에게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임무는 기술과 조직 역량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국내 IT 업계 최고의 기술통답게 그는 “기술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면서 “기술력 강화를 위한 비전을 새롭게 마련해 첫발을 내딛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력 강화는 참인재 양성이라는 철학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그는 올해 내부 조직별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모두가 각자 분야의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전사 조직을 재정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