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을 섬기는 CEO가 되겠습니다.”
지난 1980년 평사원으로 입사해 28년만인 지난 11일 CEO에 오른 이순구 신성이엔지 사장(54)의 취임일성이다. 최근 ‘서번트 리더십’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는 이 사장은 직원들을 어떻게 섬겨야 120%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느냐가 숙제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 이후 줄곧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데 연초 신년사에서 이완근 회장(신성이엔지 창업자)님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며 “회사의 가장 큰 자산은 직원”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이 타인을 위한 봉사에 초점을 두고 종업원과 고객, 커뮤니티를 우선으로 여기고 그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헌신하는 서번트 리더십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에는 신성이엔지에서 28년간 근무하면서 지켜봐 온 세 번의 구조조정에 있다. 냉동공조 사업을 하다가 사업규모가 3분의 1로 줄어들었던 80년대 초와 반도체 과잉투자 여파로 매출이 3분의 1로 떨어진 90년대 후반(IMF관리체제), 지난해의 사업 구조조정이다.
그는 “구조조정 방법 중에는 기존 인원을 끌고 정상화하는 방법과 구조조정해서 하는 방법이 있는데 시작할 때는 다 같이 고통 분담해서 하는 것을 생각했는데 그건 단기회복이 가능했을 때 그렇지 장기적으로 보면 능력있는 사람들이 나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구조조정을 하게 된다”며 “그런 일이 없을려면 평상시에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과정이 이 사장으로 하여금 ‘직원이 자산’이라는 신조를 갖게 한 배경이 됐다.
이 사장은 동료·선후배 관계는 지시 일변도의 상사보다는 형 같고 스승 같은 관계가 바람직하다는 게 지론이다. 윗사람은 커뮤니케이션을 조율하면서 잘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 정확한 판단을 하려면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것. 28년 동안 회사 구석구석을 돌아봐 온 이 사장에게는 안성맞춤이다. 이 사장이 예리한 통찰력과 결단력, 리더십 등 삼박자를 고루 갖춘 인재로 평가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직원들 사이에서도 이 사장은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가진 CEO로 평가받는다. 혁신 활동을 하게 되면 가장 먼저 나와 자리를 지키고 평소에 임원들이 안 하고 직원들이 하던 일도 직접 참여하고 먼저 실천하기 때문이다.
클린룸과 공정자동화사업의 매출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분야인 태양전지 사업에 뛰어든 신성이엔지의 더 큰 시너지를 새 사령탑에 앉은 이 사장을 통해 기대해 본다.
주문정기자@전자신문, mj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