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로봇시장이 긴 침체기에서 벗어나 올해 활황세로 돌아섰다. 반도체, LCD산업의 대규모 설비투자가로봇수요를 창출하면서 로봇업체들은 전년대비 30% 이상의 매출 신장을 낙관했다. 반면 로봇시장의 양대축인 차량용 로봇수요는 올해도 침체가 계속돼 신규시장을 찾으려는 노력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반도체, LCD가 로봇시장 견인차=지난해 산업용 로봇업계는 당초 기대했던 반도체, LCD산업의 설비투자가 지연되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4분기부터 시장상황이 크게 호전되자 로봇업체들은 올해 매출목표를 전년보다 크게 높여 잡고 국내외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계를 상대로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로보스타(대표 김정호)는 올해 매출목표를 전년보다 무려 85% 늘어난 450억원으로 높여 잡았다. 주력제품인 LCD로봇장비의 경우 LPL의 투자회복과 중국수출 등의 호재가 겹쳐 전년대비 세 배는 매출이 늘 것이란 설명이다. 김정호 사장은 “로봇내수와 수출시장이 연초부터 주문량이 크게 늘어 사상 최대의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낙관했다.
다사로봇(대표 강석희)도 전년보다 약 50% 늘어난 240억원 내외의 공격적인 매출목표를 잡았다. 회사측은 반도체, LCD 이송로봇 외에 프레스 로더와 스크류 볼팅, 디스펜싱 등 중소제조업체가 필요한 SME로봇장비 3종도 다음달 출시해 신규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강석희 사장은 “최근 동부그룹의 투자유치를 계기로 새해 로봇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할 여력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밖에 TES(대표 안승욱)의 올해 매출목표는 100억원(신장률 150%), 싸이멕스(대표 김성강)는 150억원(50%), 나온테크(대표 김원경)는 80억원(25%) 등으로 산업용 로봇업계 대부분이 큰 폭의 매출증가를 기대했다.
◇현대중공업, LCD로봇사업에 기대 =반면 최대의 산업용 로봇업체 현대중공업(대표 민계식)은 로봇사업부의 매출을 지난해와 같은 1200억원 규모로 잠정 결정했다. 현대중공업의 소극적인 로봇사업계획은 현대차의 해외공장 프로젝트가 끝나면서 주력제품인 차량용접로봇의 신규 수요가 뚝 끊겼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차량용 로봇의 대체상품으로 LCD로봇시장에 진출하려다 LPL의 투자 연기로 타격을 받았다. 현대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개발한 5.5세대 LCD로봇을 해외시장에 수출하고 8세대 LCD로봇도 하반기에 출시해 신규시장을 개척하겠다”면서 사업다각화에 주력할 뜻을 밝혔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