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는 시끄러워야 좋은 차다?

 레오존의 전기스쿠터와 전기 SUV차량
레오존의 전기스쿠터와 전기 SUV차량

소음이 없는 전기자동차에서 그르렁거리는 자동차 배기음을 내는 특허기술이 등장했다. 소음을 줄이려고 애쓰는 일반 자동차업계와 대조되는데 이유가 있었다.

전기차 제조업체 레오존(대표 이정용)은 가솔린 엔진차량의 배기음을 가상으로 구현하는 음향장치로 국내외 특허를 신청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특허는 전기자동차의 주행속도에 맞춰 전자회로에 연결된 외부 스피커가 일반차량의 엔진소음을 재생하는 방식이다. 운전자 취향에 따라 페라리, 람보르기니와 같은 우렁찬 슈퍼카의 엔진소리부터 카랑거리는 소형 오토바이 소리까지 5종의 배기음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조용한 주행이 장점인 전기자동차를 일부로 시끄럽게 만드는 기술인 셈이다.

이 소음기술은 오는 6월부터 레오존의 전기자동차와 전기스쿠터에 표준사양으로 장착할 예정이다. 회사측은 전기차 소음을 강화하는 이유에 대해 사고 예방과 운전의 재미 때문이라고 말한다. 가솔린 자동차와 달리 전기자동차는 너무나 조용해 차량이 접근해도 보행자가 알아서 옆으로 비켜주지 않기 때문에 충돌사고의 위험이 높다. 따라서 사고위험을 낮추려면 보행자들이 익숙한 엔진소음을 인위적으로 틀어주는 편이 낫다는 설명이다.

운전하는 재미로 봐도 시끄러운 전기자동차가 오히려 선호된다. 운전자들은 오랜 세월 부르릉하는 자동차 엔진음을 통해 차량상태를 인지하고 청각적 쾌감을 느껴왔다. 전기차 성능이 아무리 향상되어도 운전자들은 무소음 주행보다 적당한 엔진반응을 느낄 수 있는 소음을 바란다는 것이다.

이정용 레오존 사장은 “전기차에 감성적으로 듣기 좋은 배기음을 부여하기 위해서 6개월간 음향튜닝을 했다.”면서 “앞으로 운전자 취향에 맞춰 다양한 배기음을 다운받는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