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트 2.0’ 시대](하)벤더에서 고객으로

 HP는 최근 미국 가수 겸 디자이너인 그웬 스테파니가 제작한 다양한 디자인을 무료로 다운로드해 카드·CD 라벨·종이인형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국내에도 파워 블로거 김미경의 요리법을 출력하고 포장의 달인 최주희 블로거의 다양한 포장 노하우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만들어 네티즌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자신만의 독특한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서비스와 툴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프린트2.0은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어떻게 출력할 것인가’로 압축된다. 전 세계가 인터넷으로 연결되고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프린트 페이지로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사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손쉽게 출력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조태원 한국HP 부사장은 “인터넷 활용에 따른 웹출력이 크게 늘어나면서 텍스트는 물론이고 사진·동영상·음악 등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를 출력하려는 요구가 늘어났다”며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콘텐츠를 만들고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프린터업체인 HP가 올해 ‘말(표현)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What do you have to say)’를 주제로 프린터 사업과 관련해 사상 최대 규모인 3억달러를 들여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도 프린트2.0 시대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꼭 개인에 국한되지 않는다. 기업도 명함, 인쇄문구, 브로슈어 등 다양한 콘텐츠를 생성해 출력하기를 원한다. 인터넷에 접속만 하면 다양한 샘플을 다운로드해 이를 수정한 뒤 곧바로 출력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정영학 한국렉스마크 사장은 “마케팅과 브랜드 강화를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생성하려는 기업의 욕구가 커졌다”며 “특히 중소기업은 이 같은 콘텐츠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출판할 것인지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프린터업계는 개인 고객부터 기업 고객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용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콘텐츠 생성 및 출판 플랫폼을 확장하려는 노력을 경주하기 시작했다. 사용자가 안전하게 안심할 수 있는 콘텐츠를 생성한 후 간편한 사용자인터페이스로 자신만의 가치를 추구하는 서비스와 툴을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다. 벤더가 아닌 사용자가 프린트 서비스의 주체가 된 것이다.

 프린터업계는 사용자의 참여와 공유, 개방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원하는 대로 출력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이러한 변화는 프린트 서비스와 툴은 물론이고 관련업계의 판매방식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심규호·김익종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