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처음 터치스크린 내장형 LCD 패널을 이달 말 양산한다. 이 패널은 터치스크린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별도의 필름을 입히고 센서를 붙일 필요가 없다. 특히 일부 휴대형 기기를 넘어 거의 모든 디스플레이에 쓰일 수 있어 터치스크린의 대중화에 기폭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최근 터치스크린 내장형 LCD 패널 개발과 양산 준비를 완료하고 이달 말 천안 4세대 라인에서 본격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내장형 터치스크린은 패널 제작 과정에서 베이스필름 코팅과 센서 부착과 같은 시트 작업을 일괄로 처리한다. 필름을 입히는 과정에서 떨어지는 휘도 저하를 없애 야외에서도 선명한 화면을 보여준다. 두께와 무게도 종전 외장형 제품에 비해 20% 이상 줄일 수 있다. 터치 센서의 감도도 더욱 높아졌으며 각종 디스플레이 제품용으로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다.
◆뉴스의 눈
삼성전자는 일본과 대만 업체에 앞서 이 상용기술을 개발함으로써 또 한 번 차세대 LCD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됐다. 주요 LCD 패널 업체들이 이 기술을 개발해왔지만 삼성전자와 같은 양산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 이후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터치스크린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됐다.
유종찬 디스플레이뱅크 상무는 “향후 유비쿼터스 환경이 도래하면 터치스크린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패널 가격하락과 필름 수급 등을 고려할 때 내장형 터치스크린이 대세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터치스크린 시장은 지난해 69억달러에 이어 올해는 88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며 앞으로도 매년 30%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터치스크린 LCD는 산업용 디스플레이를 시작으로 휴대폰·MP3플레이어·PMP·디지털카메라 등 개인용 디지털 기기에 보급됐으며 최근 냉장고·리모컨 등 가정 내 가전제품에도 도입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시장 선점과 아울러 원가 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패널 값이 떨어질 때 같은 값에 터치스크린을 내장한 제품을 공급하게 되면 제값을 받을 수 있다. 수요도 안정적으로 확보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외장형 제품은 그동안 외주 제작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이 적지 않다”면서 “패널 업체로선 급성장하는 터치스크린 시장에서 기술과 가격 경쟁에 한층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양산으로 경쟁사의 행보도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업체마다 격차는 있겠지만 이르면 올해 내장형 패널의 양산에 들어갈 전망이다. 터치스크린의 대중화도 더욱 탄력을 받게 된다.
내비게이션과 휴대폰과 같은 휴대형 기기업체는 물론이고 PC·TV업체도 손쉽게 터치스크린 제품을 만들 수 있어 터치스크린의 확산 속도는 예상보다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