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출장을 가는 비행기 안에서 처음으로 와인을 접하게 됐죠. 그냥 다른 음료수를 마시듯 와인을 마시기 시작해서 그런지 와인에 대한 두려움은 처음부터 없었어요.”
남기환 오토데스크코리아 사장은 양복 상의에 보라색 포켓칩을 하고 나타나 와인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의 보라색 포켓칩은 그가 얼마나 와인을 좋아하는지 그대로 보여줬다.
“미국 본사에서 총괄부사장과 저녁을 함께한 자리가 있었어요. 그때 총괄부사장이 저를 위해 와인을 세심하게 고르고 권하더군요. 그냥 술을 권하는 것이 아니라 그날 분위기와 함께한 사람만을 위한 와인을 고르는 모습이 기억에 남아요. 또 그날의 와인에 얽힌 우리들만의 이야기도 만들었죠.”
남 사장은 비즈니스 식사 자리마다 본사 총괄부사장의 모습을 떠올린다고 한다. 고객이나 주요 대리점 사장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본인도 그런 모습으로 남고 싶다는 것.
“사업 이야기를 할 때 와인이 있으면 딱딱한 분위기는 금세 풀어져요. 와인은 12∼14% 정도로 도수가 높지 않고 와인마다 맛과 향, 역사가 달라 자연스럽게 처음을 시작할 수 있게 해요.”
남 사장은 최근 선물할 일이 생기면 거의 와인을 고른다.
“한번은 우수 대리점에 비싸지 않지만 세심히 고른 와인을 선물했는데 고맙다는 인사를 많이 받았어요. 다른 선물을 했을 때와 전혀 다른 반응에 저도 깜짝 놀랐죠.”
와인잔을 흔들며 향을 음미한 남 사장은 이제 와인과 친해지려는 사람들에게 때와 장소에 어울리는 색깔을 기억하라고 귀띔했다.
“와인의 어려운 라벨을 읽거나 고르는 데 스트레스 받지 말고 기념일에는 상쾌한 황금색 샴페인을 고르세요. 연인과 함께할 때는 분홍색 로제와인이 제격이죠.” 그는 함께한 사람들과 인생을 이야기하게 하는 와인의 매력에 빠져 보라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
<남기환 사장의 추천와인>
와인: 샤토 지스쿠르(Chateau Giscours)
빈티지: 2003년
생산국 및 지역: 프랑스, 보르도 마고
종류: 레드(Red)
포도품종: 카베르네 소비뇽, 멜롯, 카베르네 프랑, 프티 베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