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폰 줄이고 고가폰 늘려라"

 휴대폰업계가 국내 시장에서 저가 비중을 줄이고 중고가 비중을 늘리는데 주력한다. 휴대폰 시장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2000만대 규모를 넘어섰지만, 과도한 3세대(3G) 마케팅 등으로 40만원대 이하 저가폰 비중이 기형적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40만원 이하 저가폰은 전체 시장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한 반면 40만원 이상 중고가폰은 40%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2006과 비교하면 저가폰은 13%포인트 늘어난 반면 60만원대 이상 하이엔드폰은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가격대별 비중을 보면 지난해 2080만대 시장 중 60만원대 이상의 하이엔드 시장은 6%, 40만∼60만원의 중가시장은 34%, 40만원 미만의 저가 시장은 60%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사업자 간 3G 마케팅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보조금 등을 활용한 공짜폰이 활개를 치면서 기록적인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질적으로 악화되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종전에는 3G와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면 여기에 하이엔드폰을 집중적으로 배치해 저가와 중·고가의 균형을 맞췄지만, 지난해 이같은 룰이 깨졌다.

 휴대폰업계는 올해 기형 성장한 저가 휴대폰 시장의 비중을 줄이고 중·고가폰의 비중을 예년 수준으로 회복하는데 국내 영업전략의 초점을 맞췄다. 상반기에 70만원대의 터치스크린폰과 500만 화소 이상의 고화소폰을 집중 공급해 하이엔드 비중을 높여갈 계획이다.

 올해도 3G를 매개로 한 사업자 간 경쟁이 불보듯해 휴대폰업계가 독자적으로 하이엔드 휴대폰 시장을 창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처럼 저가 휴대폰 시장이 지나치게 커지면 국내 휴대폰업체의 글로벌 하이엔드 전략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올해 다양한 하이엔드폰을 출시해 중고가 비중을 예년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휴대폰업계가 컬러폰이나 카메라폰처럼 터닝포인트가 될 만한 요소가 없어 하이엔드 비중을 늘리는데 애를 먹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