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유세준 신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

[이사람]유세준 신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

 “케이블TV가 제2의 창업이라는 시대 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제6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최고사령탑으로 취임한 유세준 회장(64)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단호했다. 정부와 기업, 대학 등을 두루두루 거치며 케이블TV 대부(大夫)·뉴미디어 최고 전문가로 손꼽히는 그가 현장에 복귀하자마자 케이블TV 진영에 자기 개혁을 요구한 것이다.

 발아 단계와 성장 단계를 지난 케이블TV가 다음 단계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유 회장은 IPTV를 앞세운 거대 통신사업자와 맞대결이 불가피한 통신·방송 융합 시대에서 케이블TV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화두를 내놓았다. 그가 던진 키워드는 소비자와 콘텐츠다.

 유 회장은 “케이블TV가 양질의 서비스를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야 한다”며 “좋은 콘텐츠가 보다 풍부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복수채널사용사업자(MPP)를 중심으로 한 자체 제작 콘텐츠 증가와 HD 채널,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 확대가 맞물린다면 케이블TV 위상은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는 게 그의 확신이다.

 유 회장은 케이블TV에 대한 강한 애정만큼 케이블TV 장점을 소개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지난 10년간 케이블TV가 양적으로 엄청나게 성장했고 앞으로 성장에 대한 염려도 없다는 게 그가 내린 진단이다.

 지난 95년 관료로서 사업자 허가에서 전송망 설치 등 케이블TV 출범 현장을 진두지휘했던 당시를 상기하며 회상에 잠기기도 했다. 하지만 케이블TV가 직면한 새로운 경쟁 환경으로 화제로 돌아오자 위기가 곧 기회라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옛 질서가 깨지면 아픔도, 파열음도 감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SO와 PP 간 건전한 공생 방안과 디지털케이블TV와 IPTV와의 관계 설정, 케이블TV 진영의 경쟁력 제고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도 고민의 일단을 내비쳤다. 케이블TV 진영의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진출에 대한 의욕을 반복적으로 피력한 것도 이의 일환이다.

 “원칙을 지키면 공평해진다”며 운을 뗀 유 회장은 “IPTV 진영과 디지털케이블 TV 진영의 차이를 인정하고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는 합리적인 규칙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통신사업자와도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집에서 위성방송과 디지털케이블 TV 등을 모두 시청하는 탓에 정보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유 회장은 “디지털케이블TV가 시청자 정보 복지를 실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궁극적으로 국가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며 예사롭지 않은 자신감을 피력했다.

김원배기자@전자신문, adolfkim@